기사입력 2017-04-09 20:33:35
기사수정 2017-04-09 23:13:35
10개 투자은행, 2.4%→2.5%로/3월 수출 전년비 14% 증가 호조/국제경제 회복세 타 긍정적 전망/한은 13일 기준금리 동결 가능성/2.5% 성장률 전망치도 수정 발표
대우조선 채무재조정 협상 ‘난항’/10일 기관투자 설명회 개최 주목
해외 투자은행(IB)들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5%로 상향 조정했다. 세계경제 회복에 따라 수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는 이유다. 다만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이 난항을 거듭하고 있어 섣부른 낙관은 금물이란 지적이다.
국제금융센터가 9일 집계한 지난달 바클레이즈, 모건스탠리 등 10개 IB들이 예측한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평균 2.5%다. 2월 말 2.4%보다 0.1%포인트 오른 것이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전달 대비 0.2%포인트 상향 조정했고, JP모건과 모건스탠리도 각각 2.5%, 2.4%로 전달보다 높게 전망했다.
이들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며 한국의 수출이 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수출이 호조를 보이며 제조업 생산과 설비투자가 상승할 것이란 예측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3월 수출액은 489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7% 늘었다. 2년3개월 만에 최대 실적이다. 백웅기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는 “미국 경제가 좋아지면서 작년 예상치보다 국제 경제의 회복속도가 빨라졌다”며 “우리나라도 수출 신장률이 석 달 동안 두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헌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도 “그동안 최순실게이트, 미국 트럼프 정부 출범 등 국내 경기에 불확실성 요소가 많았는데 현재 이런 요인들이 하나둘씩 정리되고 있다”며 “경기가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분위기로 전환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1%로 내다봤던 한국경제연구원도 지난 3월 전망치를 2.5%로 0.4%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성장률 전망을 작년 말 제시한 2.4%보다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 예정된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 한은은 2016년 6월 기준금리를 0.25%로 내린 뒤 현재까지 금리를 동결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국내에서는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주장과 자본 유출을 우려해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팽팽하게 맞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을 지낸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수출지표가 좋아지고 있지만 내수는 더 지켜봐야 한다”며 “경기가 살아난다고 해서 금리를 올리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우려가 있다”며 금리동결 가능성을 점쳤다. 한은은 이날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현 2.5%)도 수정, 발표한다. 해외의 국내 경기회복 전망에도 우리 경제 앞에는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공세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
지난달 23일 정부가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안을 발표한 뒤 채권단과 사채권자, 시중은행들은 좀체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국민연금공단이 산업은행의 추가 감자, 회사채 원금의 일부 상환 또는 상환 보증, 출자전환 비율과 전환 가액 조정 등을 요구하고 있어 채무재조정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10일 오전 KDB산업은행(산은)이 대우조선 회사채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하는 설명회가 사태 해결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채권단과 대우조선 측에서는 이동걸 산은 회장, 최종구 한국수출입은행장,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이, 32개 기관투자자 측에서는 최고투자책임자(CIO)급 이상이 참석한다. 앞서 9일 오전에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관계자가 산은을 방문해 채무재조정 수정안을 제시했다. 백 교수는 “대우조선 문제는 결국 구조조정의 문제”라며 “향후 수주물량을 제대로 받아서 생산으로 연결하느냐가 중요한데 구조조정이 잘 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한국 경제에 플러스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