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졸업 후 3년이 지났거나 학점 3.0 미만이면 대기업에 입사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요 기업에 취업하려면 학점과 토익 등 스펙 못지 않게 인성도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은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 중 100개 기업의 인사담당자 100명을 설문 조사한 결과를 분석한 '한국의 청년 채용시장 분석'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서류전형 합격자를 선발할 때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기준은 최종학교 졸업 시점이었다. 서류 전형 시 스펙별 중요도를 100점 만점 기준으로 계산해보면 19.6점을 차지했다.
이어 졸업 평점(16.2점)과 전공의 직무 적합(14.7점), 출신학교(14.5점), 어학능력(10.3점), 자격증 보유(9.5점), 경력(9.2점), 해외 취업 및 어학 연수(6점) 순이었다.
대학 졸업 후 1년 이내인 취업준비생에 대한 기업 선호도는 졸업예정자와 비슷했지만, 졸업 후 3년이 지나면 급격히 떨어졌다.
졸업 후 3년이 지나 그 자체만으로는 서류전형 통과가 어려운 입사지원자는 다른 스펙이 아무리 우수해도 졸업 시점 불이익을 상쇄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 후 3년이 지난 지원자는 평점이 4.0점 이상으로 높다고 해도 서류전형을 통과할 가능성이 7.8%에 지나지 않았다. 이는 졸업 평점이 3.0점 미만인 졸업예정자와 동일한 수준이다.
출신대학이 상위 10개 대학이라 하더라도 졸업 후 3년 이상이 지난 지원자의 서류 전형 통과 가능성은 9.1%에 불과했다. 지방 사립대 출신 졸업예정자의 서류 전형 통과 가능성(11.0%)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보고서는 "4년제 대졸자 채용 시 졸업 시점을 중시하는 기업의 경향이 졸업유예의 폐단을 낳고 있다"며 "졸업 시점을 기준으로 한 기업의 차별적 채용 관행을 막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졸 공채시 '졸업시점' 중요…졸업유예 폐단 낳는다는 지적도
졸업 평점에 대한 선호도는 3.0을 기준으로 급격히 달라졌다. 3.0점을 넘으면 선호도에 큰 차이는 없었지만, 3.0점 미만이면 선호도가 급격하게 낮아졌다.
즉 서류전형에 통과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졸업 평점이 3.0점을 넘어야 한다는 뜻이다. 조사 결과 800점 만점 기준으로 서류 전형에서 졸업 평점 선호도를 계산한 결과 3.0 미만은 0.7점에 그쳤다. 바로 윗단계인 3.0 이상 3.5 미만은 45.7점에 달했다. 아울러 3.0점 미만이면 상위 10개 대학 출신자라고 하더라도 서류 통과 가능성이 8.8%로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전공의 직무 적합성 측면에서 기업은 직무와 연관된 전공을 선호하지만, 직무와 조금 연관된 학과도 면접 기회를 얻는데 크게 불리하지는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800점 만점 기준으로 직무와 완전히 연관된 전공은 53.7점, 다소 연관된 전공은 41.8점을 각각 기록했다. 하지만 직무와 무관한 전공에 대한 선호도는 1.7점으로 급격하게 떨어졌다.
|
청년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보며 일자리를 물색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뒤이어 팀워크(13.6점)와 문제해결 능력(13.6점), 인내력(13.3점), 의사소통 능력(10.4점), 도전정신 및 열정(10.3점), 회사 및 직무 이해(9.1점), 직무 관련 기초지식(6.2점) 등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기업에 최종 합격하려면 도덕성과 인성은 물론이고 팀워크와 문제해결 능력, 인내력 등이 중요하다며 대학에서 단순한 전공지식 주입교육을 넘어 직업기초 능력을 키울 수 있게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세계닷컴>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