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평소 일에 치여 고생한 자신을 위한 투자로 생각하면 돈이 아깝지 않다고 하는 직장인은 상당수에 달한다.
◆학부모 10명 중 6명 "5월 황금연휴 달갑지 않아"
이에 반해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은 돌아오는 황금연휴가 달갑지만은 않다.
실제 학부모 10명 중 6명은 최장 9일 동안 이어지는 황금연휴나 단기방학을 반갑지 않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교육 업체 한우리독서토론논술이 유아나 초·중·고 자녀를 둔 학부모 6383명(워킹맘 3765명, 전업주부 2618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1주일 간 학교 알림장 애플리케이션 '아이엠스쿨'과 블로그, 카페 등을 통해 설문 조사한 결과 61%(워킹맘 66%, 전업주부 54%)는 황금연휴나 단기방학이 '반갑지 않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는 '직장 출근으로 아이 혼자 집에 있게 될 것 같아서'(46%)라는 답변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한우리독서토론논술 측은 "황금연휴 때 다수의 워킹맘이나 남편들이 휴가를 내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세살배기 아들을 둔 직장인 김모(38)씨는 "아내의 회사가 다음달 2일과 4일에 쉬기로 해 그나마 다행"이라면서도 "조기 대선 전날인 내달 8일에는 나와 아내 모두 출근을 해야 하는데, 혹시라도 어린이집이 휴무에 들어간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중소기업 직장인, 취업준비생, 자영업자 '황금연휴'가 뭐에요?
유통 등 서비스 관련 업종 종사자들도 황금연휴에 제대로 쉬지 못한다.
물론 평일에 대체휴가를 즐길 수도 있으나 아이들과 함께 연휴를 보낼 수 없는 건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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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이 해외로 떠나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
취업준비생들에게도 이번 연휴는 그저 '사치'일 뿐이다. 연휴에 쉬는 도서관도 많아 공부할 곳을 찾는 게 마땅치 않아 오히려 불편하다고 털어놓는다.
7급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이모(31)씨는 "우리 같은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연휴 때 어디 놀러 갈 곳이 고민되기보다 도서관이 문을 닫을까 더 걱정"이라며 "특히 학원이나 자습실 인근 매점과 식당 다수가 문을 닫아 한끼 때우기조차 힘들다"고 토로했다.
중소기업 직원들도 사정은 매한가지다. 연휴에도 일손을 멈출 수 없는 업체들이 많은 탓이다.
중소기업 직장인 박모(36·여)씨는 "이번 연휴를 생각하면 한숨부터 나온다"며 "연휴에도 제대로 쉬지 못하고 일해야 하는 것은 물론, 설령 시간이 있어도 떠날 형편이 못 된다"고 하소연했다.
자영업자 상당수도 황금연휴 여행은 '희망사항'일 뿐이다.
서울의 한 번화가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최모(43)씨는 "황금연휴라고 해도 식당 문을 닫을 수 없다"며 "휴일을 맞아 가족 단위 손님이 많이 오기를 바라지만, 긴 연휴를 맞아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아 장사가 안 될까봐 걱정"이라고 전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그래픽=정예진 기자 yjin8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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