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이주열 "韓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 낮다"

13일 기준금리 1.25% 동결…금통위원 만장일치 결정
경제성장률 전망 2.6%·물가상승률 전망 1.9%로 각각 상향조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 동결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주형연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3일 “전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발언하면서 우리나라의 환율 조작국 지정가능성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미국 재무부 환율보고서에서 한국의 환율 조작국 지정가능성은 낮다. 앞으로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를 유념해서 살피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편 한은은 금통위 본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1.25%로 동결했다. 이는 금통위원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은 2.5%에서 2.6%로, 물가상승률 전망은 1.8%에서 1.9%로 각각 올렸다.

다음은 이 총재와 기자들의 일문일답.

-성장률을 높인 이유는?

“수출회복세 외에도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0.1% 상향조정됐다. 거기에 따른 레벨업 효과가 있었다. IT업종이 호조를 보이면서 IT대기업의 설비투자 실적이 상당히 늘어났다. 앞으로 자체 조사 결과 규모도 확대해 잡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연초에는 소비심리가 많이 낮아진 점, 대선 일정이 확정되는 등 불확실성 완화되면서 소비심리가 다소 개선됐다. 앞으로 물가성장을 고려해봤을 때 금리 인하 필요성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다만 대외 교역 요건을 둘러싼 불확실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잠재해 있기에 경기 회복세를 지지하기 위한 완화기조는 이어갈 방침이다.”

-가계부채 진단에 계속 오류가 나오는데, 2금융권 공동조사 필요성에 대해선?

“전날 가계대출 관련 통계를 정정했다. 은행에 비해 비은행금융기관의 통계 인프라가 많이 뒤쳐져있는 게 사실이다. 비은행금융기관의 통계 정확성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다. 대출의 질은 주택담보대출에선 일부 상가·오피스텔 등 비주택 부문은 구별됐다. 비주택 담보대출의 차주 신용 등급이 주담대 보다 낮은 것이 사실이지만 부동산을 담보로 하고 있다는 점에선 대출 채권의 건전성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2금융권 공동조사권에 대한 필요성은 조사권이 주어진다면 통계정도를 높이거나 비금융기관에 대해 보다 자세히 알아보려고 한다.”

-미국 환율보고서 발표를 앞두고, 한국의 환율 조작국 가능성에 대한 입장은

“지난번 간담회 때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G20중앙은행 총재 회의에 다녀와서 그곳의 분위기를 느낀대로 말한 것이다. 환율정책 투명성을 강조한터라 경계를 늦추지 말자는 차원에서 그렇게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어제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겠다고 발언하면서 한국의 환율조작국 지정 가능성도 낮아진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이달 보고서에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했지만 앞으로 정부의 정책기조 변화를 유념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추경 편성 필요성은?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러 가지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것은 사실이다. 물가전망을 말씀드렸는데 국내경제 상황이 예상치 못한 일로 하방위험이 증대될 경우 추가적인 재정확장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최근 수출이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이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 보는지.

“IMF도 세계경제전망을 높였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경기회복여건이 우호적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지정학적 리스크가 잠재돼 있다고 평가했다. 이는 국내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단기적으로는 전망이 밝지만 불확실성이 여전히 잠재돼있다는 것이다. 경기 회복을 이끄는 설비투자와 수출 등을 보면 대외 변화가 영향을 미친다. 유가가 회복되면서 선진국과 자원수출국의 소비 및 설비투자가 회복되는 모양새다. 우리나라가 반도체를 비롯한 IT산업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경기 회복을 이끄는 요인으로 본다.”

-외국인의 주식 매도 흐름 보이는데, 한은의 입장은.

“외인의 주식투자가 꾸준히 이어졌고 3월에는 규모도 크게 올랐다. 글로벌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작용한 것이다. 소폭 매도를 보이고 있는데 주가 상승에 따른 차익 실현과 한반도를 둘러싼 리스크가 부각된 점이 기인했다고 본다. 다만 매도폭은 소폭에 그쳤고 현 상황에서 보면 외국인 주식투자 흐름이 바뀌었다고 볼 순 없다.”

-북한 리스크가 높아지고 있는데, 국내 경제에 미칠 영향은.

“북한 관련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금융시장에서의 가격 변동성이 다소 확대됐다. 현재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현실화된 리스크가 아니기에 말씀드리기 어렵다.”

-현재 정책목표에서 거시경제 안정성보다 금융안정이 더 중요해지는 것 아닌지

“한은은 거시경제 상황과 금융안정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여전히 주요 교역국과의 여건, 지정학적 리스크가 남아있는 것이 사실이다. 비은행 가계대출이 높은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가계부채 문제를 주시할 필요가 있고 여러 가지 지정학적 리스크를 고려할 때 금융안정에 주의해야하는 것은 사실이다.”

-CDS프리미엄 상승 어떻게 보는지. 4월 위기설도 커지고 있는데.

“최근 CDS프리미엄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일부 영향을 줬지만 주된 이유는 한국물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헤지하려는 CDS 매입수요가 늘어나 헤지하려는 CDS가 줄었기 때문이다. 다소 상승했지만 큰 폭의 상승은 아니기에 4월 위기설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은 너무 앞서나간 것이라 생각한다.”

-소득증가를 위해 한은이 중점을 둬야 할 방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수입측면에선 일자리 창출이 가장 중요하다. 노동시장의 미스매치, 서비스 산업 발전 등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규제완화, 노동시장 규제 개혁도 시급하다. 지출측면에서 보면 가계부채 연착률의 상환비율을 줄이고 교육비를 완화해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가계소득 증가는 중장기적인 시각에서 우리 경제의 주요 과제로 봐야한다. 경기와 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함으로써 모든 기반을 다지는 것이 중앙은행으로서의 주 역할이라 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자산을 줄여가고 있는데, 이에 대한 의견은?

“미 연준이 자산을 줄여나가는 것이 실시됐다. 자산규모를 축소한 사례가 아직 없기에 그 영향을 예측하긴 쉽지 않다고 본다. 2013년 중반 연준이 양적완화를 시사하겠다고 발언한 적이 있다. 그 당시 경험을 봤을 때 미 연준이 자산규모를 축소하면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그에 대한 시장금리가 높아져 그 위험도 높아질 것이라 본다. 미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점진적으로 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시기 및 규모에 대해 충분히 커뮤니케이션 하겠다.”

-내년에 한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많은데, 어떤 입장인지.

“물가 면에서 큰 리스크는 현재 크지 않다고 본다. 성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GDP갭을 보면 마이너스 상태가 지속될 것이라 예상한다. 이런 전망을 토대로 봤을 때 거시경제 리스크가 줄어 금융안정 리스크에 주의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의 경제전망 흐름이 이어지는지, 국내금융시장의 변화 등에 대해 살펴보고 적절한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현재 시기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주형연 기자 jhy@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