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4-18 18:36:23
기사수정 2017-04-19 08:51:36
기초연금 月 30만원 / 나란히 고령층 공약 제시 / 대권향방 가를 중대변수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18일 고령층 공약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이날 전북 전주 한 노인복지회관에서 기초연금 월 30만원으로 인상(소득 하위 70%) 등의 ‘어르신을 위한 9가지 약속’을 발표했다. 안 후보도 이날 ‘어르신 일자리 모델’로 주목받는 대전 카이스트 빨래방을 방문해 소득 하위 50% 노령층에 기초연금 매월 30만원 지급, 국민연금 사각지대 해소를 통한 노후소득보장 수준 향상을 골자로 하는 고령층 공약을 제시했다.
출정식 및 상징적인 지역순회 일정으로 꽉 채운 선거운동 첫날을 넘기자마자 ‘어르신 구애 작전’을 개시한 것이다. 대선 양강 후보가 선거운동 2일차에 약속이나 한 듯 ‘어르신을 위한 나라’를 약속하며 고령층 공약 대결을 벌인 것은 이번 대선에서 노인 유권자 비중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 캠프 관계자는 “2일차에 양측 모두 노인공약을 발표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며 “문·안 캠프 모두 어르신 이슈를 선점하고, 관련 공약을 빨리 발표해서 어르신들의 평가를 받으려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8일 오후 전북 전주시 전주대학교 유세에서 손들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전주=이제원기자 |
이번 대선에서 ‘노인 표심’은 대권 향방을 결정지을 주요한 변수로 꼽힌다.
급속히 진행 중인 고령화로 유권자 연령층 지형도가 지난 대선에 비해 크게 바뀌었다. 행정자치부 주민등록 통계에 따르면 지난 1월 말 현재 주민등록상 19세 이상 선거인 인구는 4235만7906명인데, 이 중 주민등록상 60대 이상 인구가 1018만8685명으로 전체의 24.1%에 이른다. 이는 2012년 대선 당시의 20.8%보다 3.3%포인트나 올라간 수치다. 여기에 노인정책에 관심이 많은 50대 인구 비중도 지난 대선 때 19.2%에서 19.9%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
안철수 후보가 18일 오후 대구 동성로 대구백화점 앞에서 유세를 가졌다. 안 후보가 휠체어를 탄 한 노인으로부터 꽃다발을 선물받은 뒤 이야기하고 있다. 대구=이재문 기자 |
‘문재인· 안철수’ 양강 구도에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추격하는 최근 판세에서도 ‘노인 표심’은 중요 변수다. 전통적인 보수층인 60대 이상 표심을 놓고 외연 확장이 최대 과제인 문 후보와 보수 표심을 놓고 경합 중인 안·홍 후보 모두 다툴 수밖에 없다. 지난 14일 공개된 한국갤럽 정례여론조사(11∼13일 조사,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에서 60대 이상 대선후보 지지도는 안 후보가 53%로 문 후보(11%)를 크게 앞선 상태다. 리서치앤리서치 배종찬 본부장은 “수십만표에 의해 대선 당락이 엇갈리는 상황인데, 이번 대선에선 60대 이상 1000만여명이 ‘캐스팅 보터’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됐다”며 “전통적인 보수후보 지지층인 이들이 안·홍 후보 중 누구를 선택할지, 아니면 투표를 포기할지에 따라 판이 뒤집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