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4-22 20:57:22
기사수정 2017-04-22 20:57:22
2007년 참여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의 기권을 결정하기 전에 북한에 입장을 확인했다는 내용을 담은 ‘송민순 문건’을 놓고 대선후보들이 선거운동 시작 후 첫 주말인 22일 정면충돌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이날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색깔론’ 공세를 펴고 있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반면 안, 홍, 유 후보는 색깔론이 아니라 ‘진실론’이라고 반박하며 문 후보가 진실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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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2일 울산 삼산도에서 열린 집중 유세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 |
문 후보는 이날 울산 삼산동에서 열린 유세현장에 참석해 “선거 때가 되니 또 다시 색깔론, 종북몰이가 시작됐다. 지긋지긋하시죠?”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권 후보들이야 선거 때마다 도지는 고질병이라고 치더라도 야당 후보까지 또 야당까지 색깔론에 가세한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냐”며 안, 홍, 유 후보를 겨냥했다.
문 후보는 안 후보를 직공하기도 했다. 그는 “한손으로는 김대중 정신을 말하면서 호남표를 받고자 하고 다른 한손으로는 색깔론으로 보수표를 받고자 하는 후보, 믿을 수 있겠나”라며 “정체성을 알 수 없는 안보불안세력에게 안보 맡길 수 있겠나”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가 호남 지역에서 김대중 정신 계승을 천명하면서도 ‘송민순 문건’과 ‘주적 논란’에 가담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문 후보는 홍, 유 후보도 맹비난했다. 그는 “지난 10년간 안보에 실패한 안보무능세력에게 또 다시 안보 맡길 수 있겠나”라고 반문하며 “이제는 가짜안보를 진짜안보로 바꾸는 정권교체 해야 한다. 한마디로 군대도 안 갔다 온 사람들이 특전사출신 문재인에게 안보 얘기 꺼내지도 마라”고 일침을 가했다.
반면 안, 홍, 유 후보는 문 후보를 거짓말 후보로 규정하며 대통령 자질을 문제 삼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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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영읍 본산리 봉하마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 |
안 후보는 21일 울산 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 ‘송 전 장관의 주장이 안보장사, 색깔론’이라는 문 후보의 주장에 대해 “이 문제는 지도자의 정직성에 대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가 지금 밝혀진 부분에 대해서 직접 상세히 설명하는 것이 국민에 대한 도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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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연합 |
홍 후보는 22일 서울역 광장에서 열린 ‘자유대한민국 수호를 위한 서울대첩’유세에서 “송민순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그걸 폭로했다고 그냥 안 둔다고 했다. 걸핏하면 협박을 일 삼는 사람”이라며 “대통령이 되면 전 국민을 협박할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지도자는 어떤 경우에도 국민 앞에서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며 “거짓말을하면 대통령 자격이 없고, 대통령이 돼도 쫓겨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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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정당 유승민 대선후보가 22일 오후 경북 경산시 정평동 중앙종합시장 앞에서 유세하던 중 한 지지자가 건넨 꽃을 들고 있다. 연합 |
유 후보는 이날 울산시청에서 울산 지역공약을 발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작년 10월 말 문 후보의 두 차례 페이스북 글과 김경수 의원의 발언, 올해 1월 JTBC 썰전에서의 발언이 다르고 13일과 19일 TV토론이 또 다르다”며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말이 최소 4번 정도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었던 문 후보를 겨냥해 “100% 확실하게 이야기할 증거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송 전 장관의 일관된 메모, 자료, 주장과 문 후보가 4번째 말이 바뀐 것을 봐서는 문 후보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문 후보가 어제 거꾸로 송 전 장관을 고발한 것으로 보도됐는데 아직선거가 17일 남았기 때문에 국정원, 청와대, 통일부 등 모든 부처에서 2007년 11월 이 문제에 대한 자료가 있으면 다 내놓고, 비공개 자료라면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검증 가능하다”고 제안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