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4-25 18:59:07
기사수정 2017-04-25 21:27:02
文, 9일간 전국 한 바퀴 도는 광폭행보 / 安, 호남에 공들이고 정책행보 12차례
대선 공식 선거운동이 중반에 돌입하면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두 유력 후보의 동선을 효율적으로 짜기 위한 전략 대결도 치열해지고 있다. TV토론이 다섯 차례나 잡히면서 ‘공중전’ 양상이 부각되고 있다. 지역을 그물망처럼 샅샅이 훑는 기존 유세 방식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얘기다. 한국 정치사를 지배해 온 영호남 지역구도가 완화되면서 특정 지역 집중 전략도 찾아보기 어렵다.
지난 17일 야권 불모지인 대구에서 선거운동을 시작한 문 후보는 9일째인 25일까지 전국을 한 바퀴 도는 광폭 행보를 통해 “전국에서 고른 지지를 받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구-대전-경기 수원-서울-제주-전북 전주-광주로 이어진 첫 이틀간 일정은 이동거리만 2000㎞에 달하는 대장정이었다. ‘보수 후보냐 정권교체냐’를 놓고 흔들렸던 PK(부산·경남) 민심 공략에 집중했던 2012년 대선 초반부와는 판이한 행보다.
문 후보는 9일간 전통적 방식 유세는 13차례 소화했다. 전국 광역시·도를 한 번씩 찾은 가운데 역대 대선에서 전국 민심의 바로미터 역할을 했던 충청권을 세 차례 찾은 것이 눈에 띈다. 정책공약 발표와 민생현장 방문 등 정책 행보는 10차례 있었다.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오른쪽)가 24일 오후 천안 신부문화의 거리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시민들과 손을 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천안=이제원 기자 |
문 후보 선대위 관계자는 “이번 대선은 촛불민심이 만든 선거”라며 “정권교체를 통해 국민의 삶이 어떻게 바뀔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데 초점을 맞춰 일정을 짰다”고 말했다. 노인공약을 전주 한 노인복지회관에서 발표하는 방식으로 정책 중심 일정을 준비했다는 설명이다. 문 후보 측 전병헌 전략본부장은 당사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는 유세 방식도 서민의 고단한 삶을 이해하며 골목을 파고들 것”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인천항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서 ‘안전 행보’로 레이스를 시작해 제주와 강원을 제외한 전국을 누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토론 세 번만 열린 지난 대선과 달리 이번에는 사나흘에 한번꼴로 TV토론이 잡혀 문 후보와 마찬가지로 지역에서 하루 이상 묵는 일정은 한 번도 없었다. 국민의당 텃밭인 호남을 두 차례 찾았으며, 24일에는 전남 목포와 나주, 광주를 촘촘하게 훑으며 호남을 각별히 챙기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호남부터 확실히 다져놔야 확장이 가능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왼쪽)가 24일 오후 광주 북구 전남대 후문에서 열린 유세에서 유권자들 손을 잡으며 인사하고 있다.
광주=이재문 기자 |
안 후보 역시 유세 13차례, 정책행보 12차례를 소화하며 일정과 정책을 연계하는 데 공들이고 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부산 태생으로 여수의 사위이고 대전에서 교수를 지낸 안 후보의 지역 연고와 4차 산업혁명 등 정책 중점 분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일정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 정보문화산업진흥원, 카이스트 등 현장방문은 안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4차 산업혁명 대비’ 등을 강조하기 위한 동선이었다. 안 후보 측은 “초반 다지기를 했으니 앞으로는 선택과 집중의 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TV토론에서 경직된 모습을 보이는 것이 누적된 피로 탓이라는 지적도 감안하고 있다.
유태영·김선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