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02 20:23:04
기사수정 2017-05-02 22:47:51
4월 CCSI 100 돌파 의미는 / 경기부양정책 기대심리 반영 / 역대 대선 전후 소비성향 상승 / 18대 선거 직후 CCSI도 ↑
최근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다는 지표가 잇따르고 있다. 수출이 늘어난 덕분도 있지만 오는 9일 대통령 선거 직후 출범하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가 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도 새 정부 출범 시즌에는 대체로 소비심리가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대선이 내수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이유다.
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최근 발표된 4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2로 6개월 만에 100을 넘었다. CCSI가 100을 넘으면 소비자들의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1월(93.3)만 해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7년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지만 2개월 만에 100을 회복한 것이다. 향후경기전망CSI도 89로 1월(67)보다 22포인트나 상승했다.
최근 치러진 3차례의 대선 전후에도 소비심리와 관련한 지표가 좋아졌다. 18대 대선이 치러지고 박근혜정부가 출범한 2012년 말∼2013년 초 수치를 보면 2012년 4분기 98.6이었던 CCSI는 2013년 1분기 101.8로 상승했다. 16, 17대 대선 이후 CCSI는 큰 변화가 없거나 오히려 떨어졌는데, 이라크전쟁(2003년 3월), 금융위기(2007∼2008년)라는 외부요인이 개입됐다.
통계청에서 집계하는 소비성향(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은 외부요인에도 불구하고 대선 전후 모두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16대 대선 당시에는 2002년 4분기 74.9에서 2003년 1분기 79.6으로 4.7포인트나 올랐다. 17대 대선 때는 2007년 4분기 75.2, 2008년 1분기 78.6을, 18대 대선 때는 2012년 4분기 71.8, 2013년 1분기 75를 나타냈다.
12월 새 대통령이 선출되고 이듬해 2월 취임식과 함께 정부가 공식 출범하면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기 때문이다. 향후경기전망을 보면 최근 3차례 대선 때 모두 개선됐다. 1분기에 50∼80대였던 것이 90대로 올라섰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체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경기부양 등 수혜적인 정책을 쓰지 않을까 기대하게 되면서 경제심리에 영향을 준다”며 “특히 이번에는 지난해부터 대통령 탄핵사태 등으로 경제 리더십 부재에 대한 불안감이 있었는데, 조기 대선이 치러지면서 불안감이 다소 해소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비성향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대변한다”며 “탄핵정국 등으로 대선 전 소비심리가 부진했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대선 이후 소비심리가 개선될 가능성이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이 같은 지표는 심리와 관련된 것일 뿐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 문제다. 가계가 지갑을 열어야 경제성장이 이뤄진다. 18대 대선의 경우를 봐도 소비성향 등은 올랐지만 국내총생산(GDP) 중 민간소비 증감률은 2012년 4분기 1%, 2013년 1분기에는 -0.2%였다.
경제 전문가들은 경기 회복 조치와 관련해 새 정부가 확장적인 재정정책 등 단기처방과 가계부채·고령화 등 소비를 제약하는 구조 개선 등 장기처방을 병행하고, 미국의 통화정책 기조 및 보호무역주의 등 대외 변수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을 주문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