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02 18:07:22
기사수정 2017-05-02 21:48:03
'좌우 대결'로 뒤집기 총력전/“구글 트렌드선 내가 43 文 31 安 21 / 정파·지역 떠나 내각 인재 고루 등용” / 종북·강성노조·전교조 ‘3대 적폐’로 / 친박계, 탈당파 복당두고 당내 반발 / 한선교 “탈당” 으름장 김태흠도 “반대” / 조원진 “배신자와 손잡아” 단일화 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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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 기자회견장에서 열린 기독자유당, 범기독교계의 홍준표 후보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손을 잡고 있다.남정탁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일 “이제 승세로 돌아섰다”며 선거 막판 대역전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와의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진 데다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홍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탈당한 것에 한껏 고무된 모습이다. 당내에선 조만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양강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홍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미국 대선을 정확히 맞혔던 구글 트렌드는 오늘 아침 기준으로 제가 43, 문재인(더불어민주당 후보) 31, 안철수(국민의당 후보) 21이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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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먹 쥔 洪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앞줄 가운데)가 2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안보단체총연합회 지지선언에서 주먹을 쥐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홍 후보는 유세 내내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서울 강남여성기업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여성경제인협회 초청 여성기업정책 간담회에 참석해 “내가 되는 모양이다. 기자들이 이렇게 많은 것을 보니”라며 너털웃음을 지어 보였다. 오후에는 인기 TV프로그램 ‘SNL 코리아<미운우리 프로듀스101(미우프)>’에서 자신을 성대모사해 인기를 얻은 개그맨 정이랑씨와 만나는 등 젊은 층 표심 잡기에 나섰다.
홍 후보는 남은 선거기간 동안 ‘좌우 대결’로 막판 대선판을 뒤집는 데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종북세력·강성귀족노조·전교조를 ‘3대 적폐세력’으로 규정하고, 한반도 안보위기를 내세워 야권 후보들의 안보관을 비판해 ‘안보 대통령’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는 것이다. 그는 ‘3등 후보’로 언론 주목을 받지 못했던 각종 정책공약을 적극 홍보해 집권 비전도 부각시킬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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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2일 오전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대청년오디션 미운우리프레지던트509’에 참석해 티비엔 예능 ‘SNL 코리아9’에서 '레드준표’역을 맡은 개그우먼 정이랑씨와 만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홍 후보와 정이랑씨는 평소 홍 후보의 습관을 포즈로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홍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각은 능력과 도덕성을 최우선으로 정파와 지역을 떠나 대한민국의 모든 인재를 고루 등용하겠다”며 “통합정부, 공동정부를 뛰어넘는 ‘부위정경(扶危定傾·위기를 맞아 잘못됨을 바로 잡고 나라를 바로 세우다) 드림팀’을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의 ‘통합정부’론과 안 후보의 ‘개혁공동정부’론에 맞서 자신만의 정부 구상을 밝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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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 의원(가운데) 등 김무성 의원과 가까운 바른정당 의원 13명이 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과 함께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일표, 김학용, 박성중, 여상규, 박순자, 이군현, 홍문표, 김재경, 김성태, 황영철, 이진복, 권성동, 장제원 의원. 이제원 기자 |
하지만 한국당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은 불만을 드러냈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의원은 입장문에서 “‘벼룩도 낯짝이 있다’는 속담이 있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라면 정치철학은 고사하더라도 최소한의 정치도의는 지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한선교 의원은 “만약 그분들에 대한 일괄 복당이 이뤄지면 저는 14년간 정들었던 한국당을 떠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유기준·윤상현 등 친박 핵심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했고 김태흠·박대출 등 재선 의원들은 입당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친박계 핵심이었던 새누리당 조원진 후보는 “배신자와 손을 잡았다”며 홍 후보와의 단일화를 거부했다.
이에 홍 후보는 “서로 앙금이 있어서 내부에서 좀 언짢아하는 분들이 있는데 보수대통합이라는 차원에서 다시 들어오는 게 좋다”며 “처음에 이야기했던 대로 지겟작대기라도 필요한 때가 대선이다”고 강조했다.
이재호 기자 futurnalist@seyg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