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02 18:18:46
기사수정 2017-05-02 23:10:11
“심알찍 확신… 아내 칭찬소리 들으면 기운 나요”
“이번에 여성의 자존심을 세워줘서 참 고마워요.”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남편 이승배(61) 마을학교 이사장은 최근 경기도 파주 금촌리의 5일장을 찾았다가 한 여성 상인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아내의 선거운동 지원활동을 나가면서 “(심 후보) 참 시원하더라”, “똑소리 나더라”는 칭찬을 흔히 듣지만 이 순간만큼은 유독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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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후보(오른쪽)와 남편 이승배 마을학교 이사장이 5·9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17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서 가진 대선 출정식에서 손가락으로 기호 5번을 만들어 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심상정 후보 인스타그램 |
이 이사장은 1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그동안 사회심리적으로 여성들한테 일정한 억눌림이 있었고 첫번째 여성 대통령이 탄핵되기도 했는데, 심상정이라는 여성 정치인을 통해 일정 부분 해소되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2004년 심 후보가 17대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했을 때부터 본래 하던 출판업을 접고 살림과 육아를 도맡으며 심 후보를 뒷바라지했다. “심상정이라는 진보 정치인을 제대로 세워낸다면, 그래서 우리 국민이 심상정을 통해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한국 정치사에 중요한 획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이유에서다. 대선후보로 성장한 심 후보의 모습과 유권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그는 “그 판단은 지금 생각해도 옳았다”고 자신했다.
심 후보는 최근 TV토론 선전 등을 통해 지지율을 급속도로 끌어올리고 있다. 선거 전략상 심 후보 지역구인 경기 고양을 중심으로 수도권의 시장, 노인정, 복지시설 등을 주로 찾으며 제한적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그 역시 심 후보의 상승세를 체감한다. ‘남편’이라고 적힌 심 후보 선거운동복을 입고 거리를 누비면 유권자들이 먼저 다가와 “사진 한번 찍자”고 말을 건넨다. 이 이사장은 “심 후보가 18대 총선 때 처음 지역구에 출마해 낙선하고 19대에선 간신히 승리했지만, 작년 총선 땐 수도권 최다득표를 기록했다”며 “저는 이런 경험을 통해 ‘심알찍’(심상정을 알면 심상정을 찍는다)을 확신하는데, TV토론을 통해 심 후보에 대한 제한적 이미지와 왜곡된 판단이 지워지면서 호응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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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오후,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대현문화공원에서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재문 기자 |
유권자의 격려는 심 후보에게도 큰 힘이 된다. 선거운동 강행군이 이어지면서 밤늦게 파김치가 돼 귀가하기 일쑤이면서도 TV화면을 통해 본 아내의 모습이 쌩쌩한 것을 보면서 이 이사장은 “국민의 뜨거운 반응이 바로 보약임을 실감한다”고 한다. 그는 “(심 후보가) 오랜 기간 노동운동, 진보정당운동을 해 오며 곡절이 많았잖느냐”며 “심 후보와 정의당을 국민이 알아주고, 또 소통·공감하면서 ‘결국 진심은 통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몸은 그로기 상태인데 마음은 너무 신나 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유권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심 후보의 대표 공약으로 ‘사회복지세’를 꼽았다. 양극화 해소와 보편복지 실현을 위해 재원 사용처가 복지사업에 한정된 목적세를 신설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이사장은 “정치권에서 통합을 말하는데, 현시점에서 통합의 실질적 의미는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하는 데 있다”며 “사회복지세의 문제의식이 광범위하게 퍼져서 우리 사회가 인간으로서 기본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살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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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대현문화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이재문기자 |
이 이사장은 “기존 60년 정당체제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희망이 최근 조금씩 자라는 것 같다”며 “심상정이 이야기하는 개혁의 내용과 민의가 심상정의 득표율에 담기게 되는 것이다. 절대 사표가 아니다”고 역설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