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배우자도 함께 뛴다] ④ 심상정 후보 남편 이승배씨

“심알찍 확신… 아내 칭찬소리 들으면 기운 나요” “이번에 여성의 자존심을 세워줘서 참 고마워요.”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남편 이승배(61) 마을학교 이사장은 최근 경기도 파주 금촌리의 5일장을 찾았다가 한 여성 상인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아내의 선거운동 지원활동을 나가면서 “(심 후보) 참 시원하더라”, “똑소리 나더라”는 칭찬을 흔히 듣지만 이 순간만큼은 유독 잊히지 않는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오른쪽)와 남편 이승배 마을학교 이사장이 5·9 대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지난달 17일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서 가진 대선 출정식에서 손가락으로 기호 5번을 만들어 보이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심상정 후보 인스타그램
이 이사장은 1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그동안 사회심리적으로 여성들한테 일정한 억눌림이 있었고 첫번째 여성 대통령이 탄핵되기도 했는데, 심상정이라는 여성 정치인을 통해 일정 부분 해소되고 있다는 점을 느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2004년 심 후보가 17대 총선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했을 때부터 본래 하던 출판업을 접고 살림과 육아를 도맡으며 심 후보를 뒷바라지했다. “심상정이라는 진보 정치인을 제대로 세워낸다면, 그래서 우리 국민이 심상정을 통해 새로운 사회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한국 정치사에 중요한 획이 되지 않겠는가” 하는 이유에서다. 대선후보로 성장한 심 후보의 모습과 유권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그는 “그 판단은 지금 생각해도 옳았다”고 자신했다.

심 후보는 최근 TV토론 선전 등을 통해 지지율을 급속도로 끌어올리고 있다. 선거 전략상 심 후보 지역구인 경기 고양을 중심으로 수도권의 시장, 노인정, 복지시설 등을 주로 찾으며 제한적 지원활동을 하고 있는 그 역시 심 후보의 상승세를 체감한다. ‘남편’이라고 적힌 심 후보 선거운동복을 입고 거리를 누비면 유권자들이 먼저 다가와 “사진 한번 찍자”고 말을 건넨다. 이 이사장은 “심 후보가 18대 총선 때 처음 지역구에 출마해 낙선하고 19대에선 간신히 승리했지만, 작년 총선 땐 수도권 최다득표를 기록했다”며 “저는 이런 경험을 통해 ‘심알찍’(심상정을 알면 심상정을 찍는다)을 확신하는데, TV토론을 통해 심 후보에 대한 제한적 이미지와 왜곡된 판단이 지워지면서 호응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했다.
2일 오후,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앞 대현문화공원에서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이재문 기자

유권자의 격려는 심 후보에게도 큰 힘이 된다. 선거운동 강행군이 이어지면서 밤늦게 파김치가 돼 귀가하기 일쑤이면서도 TV화면을 통해 본 아내의 모습이 쌩쌩한 것을 보면서 이 이사장은 “국민의 뜨거운 반응이 바로 보약임을 실감한다”고 한다. 그는 “(심 후보가) 오랜 기간 노동운동, 진보정당운동을 해 오며 곡절이 많았잖느냐”며 “심 후보와 정의당을 국민이 알아주고, 또 소통·공감하면서 ‘결국 진심은 통하는구나’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몸은 그로기 상태인데 마음은 너무 신나 있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유권자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심 후보의 대표 공약으로 ‘사회복지세’를 꼽았다. 양극화 해소와 보편복지 실현을 위해 재원 사용처가 복지사업에 한정된 목적세를 신설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이사장은 “정치권에서 통합을 말하는데, 현시점에서 통합의 실질적 의미는 불평등과 격차를 해소하는 데 있다”며 “사회복지세의 문제의식이 광범위하게 퍼져서 우리 사회가 인간으로서 기본조건을 갖춘 상태에서 살 수 있는 곳이 돼야 한다”고 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대현문화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이재문기자

이 이사장은 “기존 60년 정당체제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희망이 최근 조금씩 자라는 것 같다”며 “심상정이 이야기하는 개혁의 내용과 민의가 심상정의 득표율에 담기게 되는 것이다. 절대 사표가 아니다”고 역설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