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칼럼함께하는세상] 다문화 공약은 왜 없나

출산율 기여하는데 찬밥 신세라니
대선·총선 선거권 빨리 확대해야
장미대선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각 당 후보마다 자신들의 선명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준비된 대통령’이란 용어를 비롯하여 ‘서민대통령’ ‘대통합대통령’ ‘안보대통령’ 등을 주장하고 있다. 후보의 상징성을 투표권자의 뇌리에 각인시키기 위한 전략일 것이다.

후보들의 장래 정책 가운데 저출산·고령화 문제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직면하게 될 현실이자 대응해야 할 국정과제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달 27일 차기 정부가 추진해야 할 10대 인권과제를 발표했다. 그 가운데 저출산·고령화와 양극화 문제 해소를 주요 2대 핵심과제로 뽑았다. 인권위는 대선 직후 대통령 당선자 측에 10대 인권과제를 전달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
2016년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서는 유소년 인구(0~14살)는 691만명, 2010년 788만명과 비교할 때 97만명(2.3%)이 감소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57만명으로 2010년 536만명과 비교할 때 121만명(2.2%)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유소년인구에 대한 고령인구의 비율인 노령화지수는 2010년 68.0에서 2015년 95.1로 급상승했다.

저출산도 가속화되어 미국 중앙정보국(CIA)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대한민국 합계출산율은 1.2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낮은 것은 물론, 세계 224개국 중 220위로 최하위권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는 2001년 초저출산국에 진입한 후 15년째 초저출산국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합계출산율은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뜻하는데, 정부는 지난 10년간 출산율 회복을 위하여 100조원 이상의 재원을 쏟아부었어도 좀처럼 향상되지 않고 있다. 이는 사회환경, 경제체제, 가족제도, 문화 등의 종합적인 산물로서 단기간에 구조적으로 변화시킬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결국 우리나라는 지금 저출산과 초고령화라는 ‘이중고’에 허덕이고 있다. 각 정당이나 후보 캠프에서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저출산·고령화 추세를 감안해 아동수당과 기초연금 인상을 핵심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런가 하면 육아휴직제도, 유연근무제 등 다양한 정책을 내놓고 있다. 그동안 대통령이나 국무총리가 저출산 문제를 두고 ‘국가의 미래와 존망이 달린 당면 현안’이라고 강조해도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은 결국 저출산 정책이 탁상공론에 머물기 때문이다. 아이 한명 키우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자녀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드는 비용이 평균 3억876만원이라는 통계가 나와 있다. 20대 중 33.8%가 출산 계획이 없다고 답하고 있는 것도 결국 이와 직결된 문제로,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출산 선진국 스웨덴의 경우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남녀평등을 통한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해 출산율을 높였다. 480일의 육아휴직 기간은 남녀 모두 사용할 수 있으며, 그중 390일은 소득의 80%를 받을 수 있다. 프랑스는 ‘모든 아이는 국가가 키운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임신·출산·양육 등의 모든 과정에 현금을 지원하고 있다. 영국도 1990년대 후반 국가가 직접 개입해 현금지원 정책을 활성화하여 16세 미만의 아동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등의 정책을 통해 저출산을 극복했다.

대선정국의 각 정당이나 후보의 경우 국민에게 소망을 줄 수 있는 정책 비전은 필수적이다. 그동안 우리나라 출산율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다문화가정이나 다문화정책에 관한 구체적 언급이 없다. 역차별이란 정주민의 역공이 두려워서라면 아랫배에 다시 한번 힘을 주기 바란다. 현재 지자체 선거에만 국한된 다문화인의 선거권이 하루빨리 대선과 총선에도 적용되기를 기대한다.

이길연 다문화평화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