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깜깜이 6일'… 양강구도·보수 결집·沈득표율 변수로

여론조사 공표 금지로 캠프 긴장 / 文 독주 속 安·洪 열띤 접전 양상 / 洪, 무서운 추격… ‘文·洪 구도’ 관심 / 보수측, 洪으로 얼마나 이동 주목 / 진보측, 沈 선전 의미있는 변화 예상 / 각 후보진영 판세 분석 열 올려
5·9 대선이 엿새 앞으로 다가온 3일 이후 정국은 본격적인 ‘깜깜이 국면’에 돌입했다. 더 이상의 여론조사 추가 공표가 금지되는 만큼 각 후보 진영은 선거일까지 다양한 변수에 따른 여론 추이를 추적할 수 없게 됐다. 이번 대선에는 막판까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비용 부담 문제를 비롯한 안보 이슈와 바른정당 탈당 사태로 불거진 보수통합, 군소 후보들의 약진 등의 변수가 수시로 부상하며 판세가 요동쳤다. 모든 후보 진영이 판세 분석에 열을 올리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양강 구도 부활할까

선거법상 조사 시한인 2일까지 진행된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 추이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양강 구도가 무너지고, 문 후보 독주 속에 안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1강2중’ 구도로 굳어졌다.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실시된 다수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는 40% 안팎에서 선두를 유지하고 있고 문 후보와 대등하게 겨루던 안 후보는 20% 안팎까지 지지율이 급락한 상태다. 이런 와중에 홍 후보는 지지율이 급상승하며 안 후보와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으며, 일부 조사에서는 오차범위 내에서 안 후보를 앞서기 시작했다.

엇갈린 시선 대선후보들이 3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참석해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당 안철수, 자유한국당 홍준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남정탁 기자
한국갤럽이 지난 1,2일 유권자 1015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문 후보(38%)와 안 후보(20%)의 지지율 격차는 18%포인트를 기록했다. 한 달 전에는 두 후보가 불과 3%포인트 차로 접전을 벌였다. 리얼미터가 CBS 의뢰로 1, 2일 1016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문 후보(42.4%)와 안 후보(18.6%) 간 격차가 3주 만에 5.4%포인트에서 23.8%포인트로 벌어졌다. 반면 안 후보에 28.8%포인트 뒤처지던 홍 후보가 공동 2위로 치고 올라왔다.

‘깜깜이 국면’에서도 이런 흐름이 계속된다면 안·홍 후보 간 2위 경쟁에서 홍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 후보 상승세가 지속돼 문·안 후보의 양강 구도에 이은 문·홍 후보의 ‘제2의 양강 구도’ 형성 여부가 관심이다.

◆보수결집, ‘심상정 득표율’ 관건

전문가들은 현재 판세로는 막판 뒤집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역대 대선에서 투표 일주일 전 여론조사 1, 2위 후보 순위가 뒤집힌 사례가 없는 데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대통령 탄핵국면을 거치며 대선 지형 자체가 보수진영에 불리하게 짜였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막판 변수의 파괴력 정도에 따라 언제든 다시 판세가 흔들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바른정당의 집단탈당을 계기로 보수 결집이 대선판을 안갯속으로 끌어들이고 있는 것도 판세의 유동성을 키우는 요소다. 권순정 리얼미터 조사분석실장은 통화에서 “선거 막판이 되면서 보수층은 본심대로 투표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안 후보를 지지하는 보수층이 홍 후보로 얼마나 이동하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진보 진영에서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의 선전이 문 후보의 최종 득표율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문 후보의 과반 득표 목표와 심 후보의 두 자릿수 지지율은 동시에 달성되기 어려운 만큼 막판 심 후보의 지지율에도 의미있는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박세준 기자 3j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