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줄이기 위해 다양한 공약 발표
유기동물에 대한 배려도 주요 후보들의 관심사였다.
문 후보와 홍 후보는 각각 2022년까지 유기동물을 5만마리 이하로 감소시키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이를 위해 문 후보는 유기동물 재입양을 활성화시키고, 입양하는 이들은 지원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홍 후보는 유기동물 예방을 위해 내장형 인식표 부착을 의무화하겠다고 발표했다.
2015년 기준 전국 동물보호센터에 등록된 유기동물은 8만2082마리에 달한다.
안 후보는 각 지방자치단체에 유기동물 보호소를 확충하고, 사설 보호소의 환경을 향상하겠다고 공약했다.
유 후보는 유기동물 분양과 기증 기회를 늘리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심 후보 역시 지자체에 보호시설을 적극 건립하고, 홍 후보와 마찬가지로 내장형 인식장치를 의무화한다고 밝혔다.
◆식용 개 단계적으로 줄여나갈 필요 있어'
개 식용 문화에 대해서는 해묵은 논란인 만큼 찬반이 팽팽하게 갈리는 가운데 후보 모두 식용으로 길러지는 개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가겠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지난달 30일 동물시민단체 ‘카라’와 간담회를 갖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단계적으로 개 식용을 금지하는 데 힘을 쏟겠다고도 밝혔다.
문 후보와 유 후보 역시 단계적으로 개 식용을 억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겠다고 강조했다.
해마다 도살되는 개가 200만마리에 달하고, 세계적으로 개 식용 문화(반려동물인 개를 먹는 문화)를 불법화하지 않은 국가는 우리나라와 중국, 베트남 등 3개국뿐인 게 현실이다. 이에 개를 산 채로 진열하고 도살하는 등의 잔인한 행위를 단계적으로 줄여나가겠다는 게 이들 후보의 약속이다.
유 후보 측은 "개 농장의 불법 운영을 근절해 식용 문화를 단계적으로 전환하고 금지하겠다"는 의견을 내놨다.
홍 후보는 개 식용 농장에 대한 위생 기준의 강화, 심 후보는 밀집 형태인 개 농장의 관리와 축소 방향을 각각 제시했다.
다만 심 후보와 홍 후보는 개 식용 문제를 장기적 관점으로 바라보고, 금지를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려동물 키우는 이들 입장은?
이처럼 동물 정책을 둘러싼 이슈가 여느 대선보다 공론화된 데 대해 반려동물을 기르는 이들은 적극 반기고 있다.
5년째 고양이를 키우고 있다는 김지영(29)씨는 “각종 TV 고발 프로그램에 동물 학대 관련 제보나 이야기가 나오면 너무 화가 났었다”며 “고양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특히 고양이와 관련한 폭력적인 영상 등을 볼 때면 마치 내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에 자취하는 친구들을 보면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이들이 많은데, 이들에게 반려동물은 애완동물을 넘어 가족 같은 존재”라고 덧붙였다.
동물이 사람의 소유물이 아닌 함께 감정을 교류하는 생명으로 봐야하는 만큼 이에 걸맞은 정책을 낸 후보에게 표를 주겠다는 게 김씨의 전언이다.
7살부터 강아지를 키우며 반려견과 함께 자랐다는 이화형(25)씨 역시 "전세계적으로 동물실험과 동물권 관련 문제는 중요시 여겨지는 추세"라며 "반려동물을 키우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동물의 생명이나 권리도 사람만큼 중요하게 여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특히 유기견 문제를 들여다보면 학대를 받거나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 등 문제가 많다고 들었다"며 "유기견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는 사각지대를 없애는 등의 철저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동물보호 시민단체인 카라의 전진경 상임이사는 “몇몇 후보자는 동물 관련 정책을 마련하면서 깊이 있게 고민한 흔적이 보여 반가웠다”며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전 이사는 또 “지금 후보들이 약속한 정책을 계획대로 진행만 돼도 우리나라의 동물권, 동물복지는 한 단계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단순 이벤트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내세운 공약들을 구체적인 계획 마련과 함께 꼭 실현해 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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