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그라든 소외계층 지원 보따리…공약 사각지대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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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후 정부 지원금이 끊기고 고달픈 한 시절을 보냈다는 영상감독 A(27)씨. ‘박순실 게이트’로 인한 피해가 밝혀진 후에 이 문제는 말끔히 해결 됐을까. 여전히 삭감된 지원금은 오른단 말이 없고, 향후 대책 역시 뚜렷이 듣지 못했다. 시민들을 위한 각종 공약에 목소리를 높이는 대선주자들 역시 ‘문화예술’ 및 ‘예술인 양성’에 대한 지원 대책에 대해선 마치 ‘금기’ 인양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문화예술진흥이란 명목으로 제 배를 불렸던 비선실세 최순실(61)씨가 예술인에 대한 올바른 지원 역시 쪼그라들게 만든 셈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등 적폐청산이 곧 문화예술인에 대한 지원 축소로 연결된 꼴이다.

최저 임금도 제대로 챙겨 받지 못하는 문화예술인, 정규직과 비정규직 차별 논쟁에서 밀려난 고등학교 졸업자에 대한 취업차별 이슈, 한뎃잠을 자는 노숙인에 대한 ‘왔다 갔다’ 지원책, 취업지원금을 받고 중소기업에 다녔다가 다시 구직자로 돌아온 취업준비생들은 한 목소리로 대선주자들이 목청을 높이는 공약들에 ‘사각지대’가 너무 넓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정된 프레임에 갇혀, 다양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데 꼭 필요한 공약들이 골고루 등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공약 소외계층’이 늘고 있다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에 대한 취준생들의 취직 의지를 높이기 위해서 취업 지원금을 올리겠다고 대표 대선주자들이 한 목소리를 내는 이 때, 막상 중소기업에 세 번이나 취직 후 퇴직하며 취업지원금을 받았다는 이한나(30·여)씨는 “물질적 지원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컨설팅, 특허를 철저히 보호받는 방법, 인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 등 비물질적인 지원 역시 중요하다”며 “논의가 실질적인 현실과 멀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서 필요 없는 질 낮은 일자리를 늘린 기업들이, 막상 꾸준히 성장을 하지 못한다면 정부 지원금이 끊김과 동시에 직원들을 잘라, 오히려 커리어에 단절을 가져올 것이란 얘기다.

한편 임금격차 해결을 위한 비정규직 정규직 간의 차별 완화 논의가 한창인 이때, 소외감을 표하는 이들도 있다. 같은 업무를 하면서도 대졸자와 전혀 다른 대우를 받는 고등학교 졸업자들에 대한 차별 문제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김종선 예림디자인고등학교 취업지원부장은 “말은 실력주의라고 하고, 정부에서도 고졸자에 대한 의무 고용 비중 등을 늘리지만, 현장에서 차별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견디지 못하고 퇴사하는 고졸 청년들이 늘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현재 과잉된 대입 경쟁을 누그러뜨리고 실업률 문제를 해소하는 데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 이때, 최저임금조차 받지 못하는 ‘열정페이자’들이 만연한 문화예술계 종사자들을 좀 봐 달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화예술업계에 종사하다가 현재는 전업 주부로 일하고 있는 홍모(34·여)씨는 문화예술인들이 일을 구하기 위해 자주 찾는 사이트에는 급여에 대해 ‘협의’ 등으로 정해 놓고 임금 후려치기를 하는 곳이 많다며 이를 법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다.

●아래는 자세한 내용을 담은 영상들이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