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07 18:46:46
기사수정 2017-05-08 00:32:34
1100만 사전투표 유불리 확인할 수 없는데…5인 캠프 저마다 '아전인수' 해석 / 文 ‘프리허그’하며 축제 분위기 연출 / 洪 “보수 불안감 느껴 대거 몰린 것” / 安 “호남서 文에 6대4의 우위 구축” / 沈 “더 나은 세상 향한 촛불민심 반영” / 劉 “보수 지지하는 젊은층 대거 집결”
지난 5일 대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인 26.06%를 기록하자, 원내 5당 후보 선대위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해석을 내놓기 바빴다. 각 후보 선대위는 사전투표율에서 나타난 국민적 열망이 곧 자당 후보에 대한 관심이라고 주장하며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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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대 대통령 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전 서울역에 마련된 남영동 사전투표소에서 시민들이 투표하기 위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6일 서울 홍대입구역 근처에서 최종 사전투표율이 25%를 넘긴 기념으로 ‘프리허그’ 행사를 진행했다. 역대 최고 투표율을 축하하기 위해 선거운동이 아닌 투표 독려 행사 차원에서 진행됐지만, 지지자들은 문 후보를 연호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했다.
문 후보 스스로도 “진짜 선거혁명의 완성은 9일인데 우리가 너무 일찍 김칫국물을 마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라며 국민 1100만여명의 사전투표로 자신이 대권에 한 발짝 더 다가갔다는 인식을 내비쳤다. 문 후보 선대위 박광온 공보단장도 5일 논평에서 “세상을 바꾸라는 뜻을 고맙게, 또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높은 사전투표율을 사실상 문 후보에 대한 지지로 해석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 선대위 염동열 전략기획본부장은 7일 통화에서 역대 최고 사전투표율에 대해 “보수 대결집이 이뤄진 것”며 “보수층은 기본적으로 대선 당일 투표하는 성향이 있는데, 보수가 이번에 위기를 맞으면서 그 어느 때보다 불안감을 느껴 사전투표에 몰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철우 총괄선대본부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보수 텃밭’인 대구 지역 사전투표율(22.28%)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에 대해 “대구·경북(TK)은 ‘집토끼’인 만큼 마지막 날 (홍 후보를) 찍을 것”이라며 “오히려 사전투표가 적은 것이 결과적으로 홍 후보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선대위 박지원 중앙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단 오찬에서 전국 평균보다 높은 호남의 사전투표율(31∼34%)을 놓고 “안 후보에게 지지가 결집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전날 국민의당 선대위는 보도자료를 통해 “호남의 높은 사전투표율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조직표 대결 및 부동층 가세 결과”라며 “문재인 성향 지지표는 심상정과 유승민으로 분산됐고, 안철수는 조직 결집으로 6대 4 정도 문재인에 우위를 구축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대표도 이날 페이스북에 “2012년 안풍(安風)이 다시 일어나는 기운을 느낀다”라며 안 후보를 지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선대위 지상욱 대변인 단장은 5일 “강한 보수를 지지하는 젊은 층이 사전투표에 상당히 많이 참여했다. 그런 면에서 유 후보를 선택한 유권자들이 많을 것이라 본다”며 “결국 ‘유찍기’(유승민을 찍으면 기적이 일어난다) 돌풍으로 ‘유 대 문’의 최종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 측 한창민 선대위 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에서 “사전투표의 열기는 ‘촛불민심’”이라며 “대한민국을 확실하게 개혁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각 캠프의 이 같은 ‘자화자찬’은 ‘아전인수’ 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선관위에 따르면, 사전투표는 개표 결과를 따로 발표하지 않아 후보별 유불리를 확인할 수 없기 때문이다. 4, 5일 집계된 사전투표율은 5·9 대선 당일 오후 1시부터 구(區) 단위로 투표율 집계에 합산된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