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후보, 나라 걱정하는 민심 무겁게 받아들여야

19대 대선 선거운동 8일 종료 / 1100만명 사전투표에 담긴 새 나라 건설 열망 되새겨야 19대 대통령선거 공식 선거운동이 오늘 밤 12시 종료된다. 후보들은 서울, 대전 등에서 마지막 유세를 갖고 22일간의 레이스를 마무리한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 심판에 따른 조기 대선의 60일 대장정이 투표만 남기고 막을 내리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기간이 짧은 탓에 후보 자질 검증과 공약 경쟁이 기대 이하였다. TV토론을 빼곤 후보의 장단점을 비교할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 대신 상호 비방, 흑색선전 등 네거티브가 판을 쳤다. 특히 표심을 왜곡하는 ‘가짜뉴스’가 SNS를 통해 무차별 살포됐고 최근엔 투표용지를 둘러싼 음모론도 제기됐다.

국민들은 그러나 거짓 선동에 현혹되지 않고 대선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지난 4, 5일 이틀간 실시된 사전투표에 무려 1107만명이 참여했다. 전체 선거인 4248만명 가운데 26.06%가 투표장을 찾은 것이다. 어떤 투표소에는 사람이 몰려 100m 넘는 줄이 이어졌다고 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따른 국정 공백과 혼란을 하루빨리 수습하라는 민심의 반영으로 읽힌다.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려는 국민 열망이 그만큼 뜨거운 셈이다. 안보·경제 쌍끌이 위기가 고조되는 국가 비상시기이니 후보들의 자세가 과거와는 달라야 한다.

하지만 후보들은 사전투표 결과가 자신들에게 유리하다는 아전인수식 해석을 내놓기 바빴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쪽은 2030 젊은층이 대거 사전투표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보수층의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며 어제 페이스북 글에서 “(문 후보를 앞지른) ‘골든 크로스’를 넘어 승리의 길로 가고 있다”고 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쪽은 지역 기반이 강한 호남의 투표율이 높았던 만큼 문 후보와 양강 대결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나라를 걱정하며 투표장으로 달려간 유권자들의 마음을 자기 편한 대로 떠들어대는 것은 옳지 않다. 국정을 똑바로 운영해 국가 위기를 극복하라는 민심의 요구를 무겁게 받아들이는 게 후보들의 당연한 덕목이 아닌가. 대선에서 이기는 것을 무슨 전리품을 얻은 양 여겨선 곤란하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한 표 한 표를 소중히 받드는 자세가 필요하다.

후보들은 마지막까지 네거티브나 가짜뉴스 등을 통해 표를 얻겠다는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유권자들은 이제 그런 것에 속을 만큼 어리숙하지 않다. 깨끗한 경쟁으로 최선을 다한 뒤 겸허한 자세로 민심의 심판을 기다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