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08 11:27:22
기사수정 2017-05-08 11:27:22
중국이 대북 압박 강화 대가로 '미국에 해리 해리스 태평양사령관 경질을 요구했다"는 일본 교도통신 보도에 대해 중국은 관영 매체를 동원해 "황당한 주장"이자 "가짜뉴스"라며 강력 반발했다.
8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사평(社評)에서 "일본 매체가 이런 민감한 시기에 '소식통'의 입을 빌려 자극적인 소식을 전하는 것은 북핵 문제 해결에 의심할 바 없이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가짜뉴스임을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이런 보도는 중미 관계에도 안 좋은 점만 있을 뿐이다. 누군가 중미 관계를 겨냥해 이간계를 펴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리스 사령관은 대중 강경파로 널리 알려졌고 많은 중국인이 그를 싫어한다. 그러나 미국의 아시아 태평양 정책에 강경한 입장을 내세우는 것은 해리스 사령관 혼자만이 아니다"면서 "중국에는 '해리스 사령관만 낙마시키기만 하면 OK'라는 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환구시보는 해리스 사령관이 버락 오바마 미 행정부 시절 임명됐고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과도 좋은 관계여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에 사퇴할 가능성이 있으나 일본이 지금 그의 거취 문제를 중국과 연관짓는 것은 "엉큼한 속내를 보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중국은 다른 국가의 인사에 개입하지 않고 특정 사령관을 경질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이는 중국 외교 스타일과는 매우 다르다"며 "이 보도는 가짜 뉴스일 것으로 매우 의심된다"고 했다.
환구시보는 일본 외교 정책에 대해 "외교적 사유가 갈수록 이상해 지고 있다"며 "일본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이 혼란스러운 것을 원하고, 남중국해가 안정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 비꼬았다.
이어 "일본은 미국과 중국의 관계가 정상궤도로 돌아가는 것에 낙담하고 허전해 한다"며 "한반도 문제에서도 긴장이 고조되면 매우 흥분된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교도통신은 지난 6일 미·중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시진핑 지도부가 지난달 추이 미국 주재 추이 중국대사를 통해 해리스 사령관의 교체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교도통신은 추이 대사는 지난달 6∼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열렸던 즈음에 미국 측에 이런 요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거절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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