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기획] 힘 없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눈물 누가 닦아줄까?

 

5.9 '장미대선'이 이제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들이 내세운 공약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장기화하는 실업난과 일자리 질의 양극화로 대다수의 청년들이 노동시장 문제 해소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 이와 관련된 공약은 대선 기간 내내 주요 이슈로 주목받았다.

8일 통계청의 '3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25~29세의 실업률은 10.5%를 기록했다. 10명 중 1명이 구직활동을 하고 있으나 직장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취업난으로 구직활동을 포기한 사례까지 더하면 실제 청년 실업률은 30%는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나아가 청년 실업은 청년만의 문제를 넘어 저출산 등 다른 사회 문제와 연결돼 있고 저성장이라는 동전의 이면이라는 점에서 경제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정규직·비정규직 격차 해소 방안, 가장 '핫'한 일자리 공약

실제 유권자들도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일자리 공약은 단연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의 격차 해소 방안이었다.

최근 취업포털 인크루트가 자사 회원 55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민들이 원하는 일자리 대통령’이라는 주제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일자리 관련 공약들을 리스팅하여 ‘이 중 가장 눈 여겨보는 일자리 공약 Top3가 무엇인지’를 물었더니, 국민들이 인지하고 있는 ‘비정규직 격차해소’의 중요성은 100점 만점으로 환산했을 때 97.0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25%가 1순위, 20%가 2순위, 17%가 3순위로 꼽은 결과다.

그 다음으로는 91.4점의 환산점수를 기록한 ‘노동시간 단축’이 선결과제로 지목되었다. 응답자의 24%가 1순위, 20%가 2순위, 13%가 3순위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요 대선후보 5명 모두가 약속한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3순위 해결 과제로 나타났다. 환산점수는 74.9점. 12%가 1순위, 20%가 2순위, 25%가 3순위로 답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만, 청년 일자리에 대한 대선 공약이 청년 실업문제의 본질적 측면을 조명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청년 실업은 일자리 자체가 아닌 청년들이 갈만한 일자리가 부족해 생기는 문제인데, 노동시장의 이중구조가 청년실업 문제의 핵심으로 이를 해결하기 위한 중장기적 접근이 필요한 공약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누가 당선돼도 근로시간 줄어들 듯

이런 가운데 5명의 유력 대선 후보 중 누가 당선되더라도 주 68시간인 근로시간은 줄어들 전망이다.

먼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주 52시간 정착을,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52시간 단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연간 1800시간 근무를,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1년 단위 근로시간 한도제를,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주 35시간 근무를 차기 정부에서 실현하기로 했다.

하지만 근로시간에 대한 중소기업과 근로자의 시각차가 너무 커 타협점을 찾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 노동시장의 질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중소기업연구원의 보고서를 보면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임금수준은 1997년 77.3%에서 작년 62.9%로 격차가 확대됐다. 중소기업 근로자 1인의 작년 평균 임금은 323만원, 대기업은 513만원을 기록했다.

반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해 생산량이 전보다 떨어진 기업은 설비투자와 추가 인력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는 비용 부담과 고용난 심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구직난을 겪고 있어 이들의 경영난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중소기업 근로자 절반, 대선 당일에도 근무

한편, 중소기업 근로자나 건설직 근로자, 서비스직 종사자 등은 이번 대선에서도 투표권 행사에 어려움을 겪을 확률이 높다.

대선 당일에도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중소기업중앙회가 중소 제조업체 25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대선 당일에는 무려 50.4%가 쉬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위해 중앙선관위는 고용노동부에 투표시간 보장을 위해 관련 업체 등을 대상으로 지도·감독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행정자치부 등 정부부처에도 직속기관 및 유관기관의 소속직원에 대한 투표참여 보장을 적극 지원토록 요구했다.

또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 소속 조합원인 근로자가 고용주에게 투표에 필요한 시간을 청구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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