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08 16:06:44
기사수정 2017-05-08 16:22:07
일본에서 50대 여성 직장인의 돌연사를 두고 회사와 유가족이 긴 법정공방을 벌인 끝에 과로사로 인정받았다.
일본 노동 기준 감독원은 초과 근무시간이 ‘과로사 라인’인 월 80시간에 못 미치더라도 휴가가 없었던 점을 지적하고 지난 5일 과로사를 인정했다. 이에 노동계에서는 휴가도 법률로 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NHK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15년 11월 일본 야마구치현의 한 도시락 공장에서 일하던 50세 여성이 돌연사했다. 사인은 심장질환으로 밝혀졌다.
이 여성은 월평균 70시간의 야근을 했고, 휴일은 6개월간 단 4일에 그쳤다. 또 숨지기 전인 10월에는 휴일이 단 하루도 없었다.
현과 회사는 ‘월 80시간 초과근무’를 과로사 기준으로 지정하고 있는 만큼 여성의 산재는 인정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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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5년 11월 일본 야마구치현의 한 도시락 공장에서 일하다가 돌연사한 50세 여성은 1년6개월여 만인 지난 5일 과로사 인정을 받았다. 사진은 과로사를 인정한 노동 기준 감독원의 문서. 유가족은 "제도가 개선돼 더는 과로사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
유족의 변호를 맡은 과로사 변호단은 "현재 노동기준법은 초과 근무시간이라는 틀에 억지로 맞춰 규제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휴일 출근도 규제하지 않으면 과로사는 막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현의 노동 기준 감독원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여 과로사 라인에 근접한 근로시간과 휴일 없이 업무를 이어온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1년 6개월간의 공방을 매듭지었다.
한편 숨진 여성의 딸은 “휴일 없는 회사로 출근하지 못하도록 말렸어야 했다”며 “과로사로 목숨을 잃는 이들이 없도록 제도를 개선을 바란다”고 말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NHK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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