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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병호 국가정보원장과 황찬현 감사원장, 김수남 검찰총장, 이철성 경찰청장, 임환수 국세청장. |
감사원장과 검찰총장, 경찰청장, 어깨에 별이 4개나 달려 있는 합참의장과 각군 참모총장. 이름만 들어도 움찔해지는 권력기관장과 군을 움직이는 핵심인사들이다.
문재인 시대를 맞아 자연스럽게 국가와 정권을 유지하는 핵심 권력기관장과 군 장성의 거취가 어떻게 될까 관심이 쏠리고 있다.
◆5대 권력기관장 중 국정원장과 국세청장은 바꾸면 그만
국가정보원장과 감사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은 흔히 5대 권력기관장으로 불린다. 이들이 미치는 영향력이 그만큼 막강하기 때문이다.
이들 5개 기관장 중 법으로 임기가 정해진 기관장은 감사원장과 검찰총장, 경찰청장이다.
법적으로 보장된 임기가 없는 이병호 국정원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5년 3월18일, 임환수 국세청장은 2014년 8월19일 각각 임명됐다.
조만간 새 정부의 인사에게 자리를 물려줄 것으로 전망된다.
◆문 대통령 당선자의 검찰개혁 공약으로 검찰총장 임기 채울지 미지수
감사원장의 임기는 4년으로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검찰총장의 임기는 2년이다.
현 황찬현 23대 감사원장은 2013년 12월2일, 김수남 검찰총장은 2015년 12월2일 각각 임명돼 임기가 나란히 오는 12월1일로 마친다.
역대 감사원장 중 임기 4년을 채운 이는 4대 이주일, 6대 이석제, 7대 신두영(21일 부족하나 사실상 채움), 13대 김영준, 16대 이시윤, 18대 이종남 등 6명에 그친다.
1963년 제2공화국부터 따라 헌법상 독립기구인 감사원장은 4년 임기가 보장됐으나 대통령이 결심하면 여지없이 물러나야 했다.
특히 진보와 보수정권이 자리를 바꿀 때면 어김없이 교체됐다. 같은 보수 또는 진보정권 간 권력이 이양됐을 때도 전 정부에서 임명된 감사원장은 일정 기간 자리를 지켰지만 역시 임기를 보장받지는 못했다.
더군다나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가 후보 시절 감사원을 국회로 이관할 뜻을 밝힌 만큼 황 원장의 거치는 이래저래 관심이 쏠린다.
검찰총장 임기제는 1988년 12월 김기춘 22대 총장부터 시작됐다.
이후 현 41대 김수남 총장의 전임인 김진태 총장까지 모두 19명의 검찰 수장 중 2년 임기를 마친 이는 7명뿐이다.
27대 김기수 총장은 당시 김영삼 대통령 아들인 김현철씨 구속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임기를 한달 앞두고 사퇴했다. 37대 김준규 총장은 국회의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한 항의 표시로 임기를 24일 앞두고 사표를 던졌다. 두 전 총장은 사실상 임기를 다한 예로 봐도 무방하다. 그래봐야 임기를 보장받은 총장은 9명에 불과하다.
법을 집행하는 검찰조직을 총괄하는 만큼 정권이 바뀌면 검찰총장 역시 물러나는 게 일반적 수순이다. 이에 반해 가능하면 검찰총장 임기를 보장하려는 추세로 나가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문 당선자는 대선 기간 '검찰 개혁'을 외쳤고, 공직자수사처 설치 등을 통해 검찰 권력의 분산을 다짐했기에 김수남 검찰총장의 운명은 이러한 배경과 맞물려 결정될 전망이다.
◆임기 8개월 맞은 이철성 경찰청장 운명 미지수
경찰청장은 문 당선자가 몸을 담은 노무현 정권 때인 지난 2003년 경찰조직법이 개정되면서 2년 임기제를 보장받았다.
경찰청장은 차관급인 직급과 관계없이 그 권한은 막강하다. 나아가 문 당선자가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약속한 데다 대통령 직속 경호실을 경찰청 산하 '대통령 경호국'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힌 만큼 앞으로 경찰청장의 파워는 더욱 세질 것으로 보인다.
노무현 정부의 첫 경찰 수장인 11대 최기문 청장부터 현 20대 이철성 청장까지 임기를 채운 이는 13대 이택순, 19대 강신명 청장 등 두명뿐이다.
현 이 청장은 지난해 8월23일 임명돼 법적 임기는 내년 8월22일까지다.
그러나 새 정부 들어 경찰의 좌표가 크게 달라지는 데다 '새 술은 새 부대'라는 분위기까지 불거진다면 임기 보장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 될 수도 있다.
◆올 가을 별똥별 되거나 샛별 되거나, 별들의 대이동 임박
우리나라에서 별 넷을 달 수 있는 자리는 모두 8개이다. 군 서열 1위인 합참의장을 포함해 육·해·공군 참모총장,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육군 1·2·3군 사령관이다.
이들 대장 자리 중 핵심은 합참의장과 각군 참모총장이다.
이들 중 해참총장을 때면 오는 9월16일~10월6일 2년 임기가 끝난다.
따라서 새 정부의 군 인사는 9월 중순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합참의장을 시작으로 참모총장과 각군 사령관, 군단장, 사단장, 장성 진급 등 승진·보직인사가 연말까지 숨가쁘게 이어진다.
합참의장은 참모총장 또는 군사령관에서 나오게 마련이어서 이들 중에서는 어쩔 수 없이 2년 임기를 며칠 못 채울 장성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