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09 23:19:21
기사수정 2017-05-10 00:43:58
민주, 정국 운영 어떻게 / 소속 의원 120명… 과반 못 미쳐 / 文 “당선 땐 바로 야당 당사 방문” / 국정운영 파트너십 의지 드러내 / 16일 새 원내지도부 선출 계획
더불어민주당이 19대 대선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나 연대 없이 승리하며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향후 예상되는 정국 주도권 쟁탈전에서 다른 정당보다 우위를 점하며 출발하게 됐다.
선거를 승리로 이끈 지도부는 입지가 강화될 전망이다. 현 지도부는 6월 임시국회까지 새로운 원내지도부를 선출하는 등 전열을 정비하고 집권 여당의 면모를 구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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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왼쪽 두 번째)가 9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으로 들어서며 선대위 관계자들과 악수하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재문 기자 |
향후 국정을 책임지고 이끌어야 하는 집권여당에게 여소야대라는 국회 지형은 적잖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민주당 소속 의원은 120명으로 법안 처리를 위한 과반(150석)에 못 미친다. 각 상임위별 상황도 마찬가지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신속처리안건 지정을 위한 조건(180석)에도 부족하다. 적폐 청산과 각종 개혁법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다른 당과의 협치 또는 소연정이 필수적인 과제로 떠오른다.
대선 초반 민주당 내에서는 국민의당과 통합론이 거론됐지만 불발됐다. 통합론을 공개 제안했던 우상호 원내대표는 최근 라디오방송에서 “대선이 끝나고 나서 여러 가지 앙금이 남아 있을 텐데 당대당 통합이 당분간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원내 한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당과의 통합은) 내년 지방선거 시점에서 거론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방선거 결과에 따라서는 언제든지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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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 19대 대선 투표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더불어민주당 개표상황실에서 추미애 대표(앞줄 가운데)를 비롯한 당원들이 박수를 치며 환호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통합이 어렵다면 당분간 과제별로 연대를 하는 협치가 쟁점이 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 6일 “당선되면 바로 그날 야당 당사를 방문하겠다”며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당선자 선대위의 박영선 통합정부추진위원장은 “바른정당에 소속된 의원이라도 개별적으로 개혁 어젠다에 동의하면 임명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군소정당에 내각 참여라는 기회를 보장하면서 자연스레 여당과의 협치를 이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여당과 정부, 청와대의 관계 설정도 새로운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문 당선자는 지난 민주당 경선과정에서 “참여정부(에서 시행했던) 당정분리가 우리 현실에는 안 맞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당의 공천을 제외한 인사와 정책 부분에 있어서는 당과 정부, 청와대가 긴밀한 공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이 같은 인식은 뿌리가 같은 친노(친노무현)계 내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여당이 청와대 거수기 노릇을 한 점을 들어 문 당선자의 주장에 반대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당정문제는 어떤 식으로든 노출이 될 수밖에 없는 문제”라며 “하지만 당분간은 대통령의 의지가 중심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16일쯤 새로운 원내지도부 선출을 계획하고 있다. 우상호 원내대표 체제를 이어 새로 선출된 원내지도부가 여당을 이끌어 임시국회 협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우원식, 이춘석, 민병두, 홍영표 의원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