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10 16:24:25
기사수정 2017-05-10 16:24:24
“출구조사 때문에 개표방송이 재미가 없었다”
이번 19대 대통령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본 유권자들의 반응이다.
“투표가 끝나자마자 김샜다”는 하소연이 나올 정도로 출구조사 결과는 정확히 후보의 당락은 물론이고 지지율 근사치까지 맞췄다.
2012년 치러진 18대 대선에 이어 이번 대선에서도 출구조사는 당선자를 정확히 예측했다. 지난해 20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시 방송 3사가 따로 실시한 출구조사도 모두 여당인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 실패를 맞춘 바 있다.
한때 무용론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로 빗나간 예측을 거듭했던 출구조사가 이처럼 딱 맞힌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출구조사는 결과의 대표성을 확보할 수 있는 모집단으로 전국 330개의 투표소를 선정했다. 이들 투표소는 조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 임의로 선발된다. 이후 인구 수와 후보 간 경합도 등을 따져 최적의 결과를 추출할 투표소를 최종 정한다. 정치적 성향이 한쪽으로 편향된 곳은 상대적으로 적게 지정하고, 정치적 성향이 고루 분포한 지역을 많이 지정하는 방식이다.
조사 대상이 되는 투표자도 정해진 규칙에 의해 선정한다. 보통 다섯번째로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유권자가 그 대상이 되는데, 출구조사 관계자는 “통계상 완전 임의로 조사를 하려면 등 간격을 지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등 간격을 다섯번째로 잡은 이유와 관련해서는 그 수준으로 조사해야 나중에 대표성을 갖춘 유효한 조사대상이 선정되고, 조사에도 무리가 없기 때문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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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서울 강서구의 한 대통령선거 투표소 앞에서 출구조사원(왼쪽)이 유권자를 기다리고 있다. 한우 현장. |
이번 출구조사의 응답률이 꽤 높았던 것도 정확한 결과 도출에 도움이 됐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대략 80% 정도의 투표자가 출구조사에 응해 조사의 정확도를 높였다. 조사원은 응답자의 나이와 성별까지 파악하고, 응답을 하지 않은 투표자는 ‘무응답’으로 처리한다. 다만 무응답자도 나이와 성별을 표시해 투표율을 추정한다.
출구조사를 실시한 예측조사위원회(KEP)는 이번 예상 응답자 수를 약 9만9000명으로 추정했다. 예상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서 ±0.8%포인트였다.
KEP를 구성하고 있는 한국방송협회의 관계자는 “이번에는 사전투표자가 많아 출구조사가 정확하지 않을까 하는 언론의 우려가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사전투표자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이 담긴 자료를 받아 출구조사 결과에 반영했다”며 “이 특성이 비슷한 유권자는 유사 성향이 있을 것이란 가정 하에 결과를 보정했다”고 밝혔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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