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10 18:42:32
기사수정 2017-05-10 22:55:57
당선증 수령 → 현충원 참배 → 野 방문 → 취임 선서 → 인선
2016년 12월 9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멈춰섰던 청와대가 153일, 딱 만 5개월 1일 만인 10일 다시 가동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9분 김용덕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전체 위원회의에서 문 대통령 당선을 공식 확정하는 의사봉을 두드리는 순간 대통령으로서 전권을 이양받았다. 그 직후인 8시 10분 이순진 합참의장은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문 대통령 자택으로 전화를 걸어 “전국 작전태세는 이상없습니다”며 북한 동향과 우리 군 대비태세를 3분가량 보고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확고한 대비태세 유지를 지시하는 것으로 국군통수권을 처음 행사했다. 옆에는 서훈 국정원장 후보자가 배석했다.
|
시민에 손 흔들어 인사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19대 대통령 취임식을 마친 뒤 국회대로를 지나며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어 인사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이 부인 김정숙 여사와 10일 오전 서울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 현충탑에 분향하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
문 대통령은 이어 오전 9시 30분쯤 홍은동 자택 앞에서 주민들로부터 축하·환송 인사를 받고 “우리가 함께 (정권교체를) 이뤄낸 겁니다”라고 답했다. 예전 같으면 신임 대통령 내외는 청와대 관저로 거처를 옮기게 되나 문 대통령은 관저 수리 등이 끝나는 2∼3일간 현재 사저에 머물 예정이다. 문 대통령은 선거기간 내내 자신의 경호를 도맡다가 청와대 경호팀에 업무를 넘기게 된 경찰 경호팀을 이 자리에서 격려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오전 10시 10분쯤 곧장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리고, 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현충원 방명록에는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이라고 적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헌화, 분향 했다. 문 대통령이 참배를 마친 후 방명록에 `나라다운 나라, 든든한 대통령!`이라고 적었다. 서상배 선임기자 |
문 대통령은 여의도로 이동해 야당인 자유한국당 당사를 방문해 정우택 원내대표를 만났다. 역대 대통령 중엔 처음이다. 그 후 국회 본청으로 이동,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와 바른정당 주호영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 등 야당 지도부도 차례로 면담했다. 정의당 같은 비교섭단체의 대통령 예방도 최초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장실로 이동해 대법원장, 헌법재판소장 대행 등 5부 요인을 만나 환담했다.
국회의사당 로텐더홀에서 정오부터 시작된 취임식 역시 파격적으로 간소하게 진행됐다. 국회를 취임 선서 장소로 선택한 데에는 국회를 존중하고 국정운영에 협력을 구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취임 선서 후 청와대로 이동해 청와대 앞 분수대 삼거리에서 열린 주민 환영행사에 참석했다. 이어 청와대 영빈관 앞에서 직원들 환영을 받고 격려하는 것으로 청와대에 입성했다.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의사당 중앙홀(로텐더홀)에서 대통령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
문 대통령은 황교안 국무총리와 오찬하며 정권 인수인계 방안을 협의한 후 오후 2시30분 청와대 춘추관에서 국무총리·국정원장·대통령비서실장·대통령경호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대체로 역대 대통령의 인사 발표는 대변인이나 인사수석 등이 맡는 게 관례다. 문 대통령은 직접 인사 당사자를 소개하고 인선 배경 등을 설명하는 파격을 연출했다. 문 대통령의 1호 업무지시는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 이날 오후 3시30분 경제부총리에 일자리 상황을 점검하고 개선할 수 있는 사항을 수립해 보고하라고 주문하고, 고용노동부 장관에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구성을 지시했다.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사저로 이동한 문 대통령의 첫날은 밤 10시 30분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로 마감됐다.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