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14 08:00:00
기사수정 2017-05-13 13:59:30
#1. 지난해 2월, 1명뿐이던 학생이 졸업하고 새로 들어온 아이가 없어서 교실이 텅 비어있다.
입학하겠다는 학생이 없어서 언제 다시 문을 열지도 확신할 수 없다. 들어올 학생의 가족이 살 수 있도록 별도 공간까지 마련하려 교육청이 계획했으나 의견 수렴 과정에서 무산됐다.
#2. 올해 3월, 폐교 10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
입학생 1명을 위해 교육청이 부모와 주민들의 간절한 요청을 받아들여 순회교육 학습장을 마련해서다. 아이가 학교에 발을 딛던 날 마을은 축제현장이 됐다. 폐교된 지역에서 학교 교육이 재개된 곳은 여기가 처음이다.
국내 최남단 마라도의 가파초등학교 분교장과 충남 보령 섬마을 녹도의 청파초등학교 녹도분교장 이야기다.
|
|
| 지난해 마지막 졸업생을 배출하고 입학생이 없는 가파초등학교 마라분교장. 독자제공. |
◆ 국내 초중등 분교장은 총 275개교…재학생 3117명, 교사는 958명
세계일보가 교육부에서 받은 ‘시도 교육청별 분교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4월1일 기준으로 국내 초중학교 분교장은 초등학교 246개교와 중학교 29개교 등 총 275개교다.
분교에 다니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각각 2825명, 292명 등 총 3117명으로 나타났다. 이들을 가르치는 초등교사는 761명, 중등교사는 197명이다. 초등학교는 교사 1명이 약 4명, 중학교는 교사 1명이 2명의 학생을 가르치는 셈이다.
초등학교 분교장이 가장 많은 지역은 전남(총 44개교)이며, 중학교 분교장 최다 지역은 경북(총 12개교)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6대 광역시를 제외하고 초중학교 분교장이 가장 적은 지역은 전북(초등 6개교)이었다. 제주도에는 초등학교 분교장 8개교만 있다.
◆ 분교는 학교장이 발령…나름의 기준이 있다
‘교육공무원 승진규정’ 제41조에 따르면 도서벽지 근무 가산점은 공통가산점과 선택가산점으로 구분한다.
도서벽지 근무 내용을 '담는' 선택가산점은 총 10점 이내에서 부여할 수 있으며, 시도교육감이 가산점 인정 및 점수 등을 자율적으로 선택한다. 공통가산점은 4점 이내다.
교육부 관계자는 "분교 근무 결과에 대한 가산점 항목이 '따로' 규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분교는 본교의 학교장이 사정을 살펴서 발령한다.
희망자를 우선 보내거나, 전입서열이 낮은 순 등으로 발령 내는 등 나름의 기준이 있다. 다만, 누가 어떤 사유에 의해 전보되는지는 공개하지 않는다. 개별 학교가 자료를 보유할 수는 있겠지만, 공식적으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게 교육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 분교를 점수 따는 수단으로 사용한 이들
경남도교육청은 올 2월부터 2달간 특별조사를 벌여 승진 가산점을 받으려고 자녀나 다른 학생들을 위장전입 시켜 학급 수를 늘려 해당 학교에 근무하거나 이를 알고도 방조한 관계자 등 총 9명을 적발했다고 지난 10일 밝혔다. 교육청은 교원일반징계위원회에 이들에 대한 징계도 요구했다.
교사들은 본인 근무를 위해 학급 수를 늘리려고 학생들을 위장전입 시켰으며, 일부 교사와 교장은 이를 모른 척 했다. 직접 가담 교사에게는 중징계, 묵인한 이들에게는 경징계를 교육청이 요청한 가운데 일부는 “자녀와 떨어질 수 없는 사정이 있어서 아이를 데려갔다”고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교육청은 벽지학교 근무 가산점이 가산점을 얻을 수 있는 다른 항목에 비해 비교적 수월하고 비중이 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장기 대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분교가 가산점 제도를 악용하는 이들의 수단이 되지만, 모든 교사가 분교를 점수를 위한 도구로 생각하는 건 아니다.
지방의 한 교육청 관계자는 “우리 관할 초등학교 분교장 교사는 현재 100% 희망자들”이라며 “밖에서 보기에는 서로 안 가려 하지 않느냐 말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고 말했다.
◆ 근무지 알려주고 선발…2011년 도입된 지역단위 교원임용제
지역단위 교원임용제라는 제도가 있다. 근무 예정지나 학교를 미리 알리고 희망하는 교사를 우선 뽑는 제도다.
시도 교육청 단위로 공개전형을 통해 신규 교사를 일괄 선발하고 나서 각 학교에 배치하는 기존 임용 절차와 별도다. 일부 인원에 한해 배치할 학교 또는 지역을 미리 알려주고 근무를 희망하는 교사들을 공개 선발하는 방식이다.
지난 2011년 이 같은 내용의 교육 공무원법 일부 개정안 입법예고를 했던 교육과학기술부는 선발 지역이 주로 농어촌이 될 것이라고 했다.
농어촌 지역 등은 일반적으로 교사들이 근무를 꺼리고, 배치를 받더라도 순환전보 기간이 끝나면 바로 다른 학교로 가버려 우수 교사 장기간 확보가 어렵다는 게 이유다. 이곳에 채용된 교사들은 일정 기간 전보가 제한된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세계닷컴>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