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13 07:00:00
기사수정 2017-05-15 14:49:55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3일 동안 ‘소통’, ‘파격’ 행보로 눈길을 끌고 있다. 문 대통령의 이런 모습은 장막에 가려진 전임 대통령들의 권위적인 격식에 익숙했던 국민들 사이에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취임 첫날부터 이전 대통령들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대통령 취임식 전, 야당 대표들을 만나 먼저 손을 내밀었다. 역대 정부에서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그는 야당 대표들에게 국정 운영 협조를 요청하고 협치를 다짐했다. ‘통합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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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신임수석 오찬장에 참석 옷을 벗을 때 청와대 직원이 벗는 것을 도와주려 하자 "제 옷은 제가 벗겠습니다"라며 스스로 옷을 벗고 있다. 윗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남제현 기자 |
다음날은 청와대에서 신임 수석 등과 함께 한 오찬 자리가 이슈가 됐다. 오찬장에 도착해 재킷을 벗으려는 문 대통령에게 청와대 직원이 도우려 다가서자 “제 옷은 제가 벗겠다”며 사양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그는 직접 상의를 벗어 의자에 걸었다. 오찬 후에는 대통령과 수석, 비서관이 재킷을 입지 않은 채로 한 손에 커피를 한 잔씩 들고 청와대 경내를 산책했다. 대화 주제는 여성의 공직 참여 확대 문제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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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청와대 위민2관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오찬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12일에도 문 대통령의 ‘점심’은 특별했다. 그는 청와대 직원식당에서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식사를 했다. 문 대통령의 테이블에는 청와대 비서실 가운데 기술직 실무직원 9명이 함께 했다. 대통령이 직원들과 함께 한 점심 메뉴는 새우볶음밥과 메밀국수, 닭튀김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3000원짜리 식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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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대통령,인천공항 비정규직 노조 방문 12일 오전 문재인대통령이 인천공항공사 4층 CIP 라운지에서 열린 `찾아가는 대통령.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시대를 열겠습니다!>` 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이와 같은 문 대통령의 파격 소통 행보에서는 권위적인 모습을 찾기 힘들다. 이에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는 문 대통령의 이런 행보에 호응하며 과거 그의 미담도 줄지어 올라오고 있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에게 ‘파파미’(파도파도 미담)라는 별칭까지 생길 정도다.
문 대통령의 파격 행보는 앞선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교해보면 더욱 두드러진다. 대통령 당선 후 사흘간 이·박 전 대통령의 행보를 다룬 기사를 당시 세계일보 지면에서 살펴봤지만 문 대통령과 같은 ‘탈권위적’인 면모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각각 2008년과 2013년 2월25일 대통령 취임식 이후 사흘 동안의 행적도 마찬가지였다. 이 전 대통령의 ‘일 잘하는 나라’와 박 전 대통령의 ‘잘살아보세 신화’를 재현하겠다는 구호가 대부분이었다.
김선영 기자 007@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