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모두가 치매환자 돌보는 ‘마을’ 만든다

경북, 15개 시·군에 한 곳씩 설치/마을 폐가 활용 인지훈련장 조성/이웃도움으로 가족간병 부담 줄여 노인 인구의 급증으로 치매환자 때문에 온 가족이 치료와 간병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늘고 있다. 경북도가 고심 끝에 주민들이 공동으로 치매환자를 돌보는 마을 조성에 나섰다.

경북도는 최근 의성군 의성읍 치선리에서 전국 처음으로 열린 ‘치매보듬마을사업’ 발대식을 시작으로 ‘치매환자 돌봄 공동마을’ 조성사업을 시행한다고 15일 밝혔다.

이 마을은 곳곳에 방치된 폐가 마당에 호박과 박 넝쿨로 터널을 만들어 치매 환자들이 배회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든다. 치매 환자들이 닭을 기르는 닭장도 만들어 인지훈련장으로 활용한다. 마을 주민들이 치매환자와 가족 기차여행도 하고, 천자문 50자 알기 등 치매환자 보듬기에 나선다. 경북도내에 만들어진 치매 보듬마을은 15개 시·군에 한 개씩 시범적으로 설치됐다.

도가 치매 보듬마을 조성에 팔을 걷어붙인 것은 경북 치매환자가 노인인구의 10%인 4만9000명이고, 80세 이상에는 3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는 것에 따른 것이다. 이경호 경북도 보건정책과장은 “치매를 가족이 돌보기에는 어려워 이웃의 도움이 절실하기 때문에 치매보듬마을을 조성했는데 앞으로 마을을 확대 지정하겠다”고 말했다.

안동=전주식 기자 jschu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