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21 18:36:31
기사수정 2017-05-21 23:29:58
경제라인 인선 배경·의미 / 옛 ‘EPB’ 출신 김동연 중용 / 경제 패러다임 전환 ‘청사진’ / ‘안철수 캠프’ 장하성 선임도 / 재벌개혁 분명한 의지 표출 / 보수학자 김광두로 ‘균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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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경제부총리 후보 - 장하성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위원장 후보 |
문재인정부 초대 경제팀의 윤곽이 21일 드러났다. 선명한 개혁성과 과감한 재정 운용 의지를 담은 게 특징이다.
문재인정부 첫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김동연 아주대 총장은 옛 경제기획원(EPB) 출신이라는 점이 주목된다. 이미 노무현정부 때인 2006년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 중장기 비전 보고서 ‘비전 2030’ 작성 실무를 총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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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초대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운데)가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문재인정부가 보수 성향의 옛 재무부 출신 관료 그룹인 ‘모피아’ 대신 EPB 출신 김 후보자를 첫 경제부총리로 고른 것도 새 정부 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적극적인 정책 수립·추진으로 뒷받침하고 소득주도 성장의 장기 청사진을 그리는 데 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춘추관에서 인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빠른 시일 내에 위기를 극복하고, 일자리와 경제 활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새 정부의 가장 중요한 국정 과제다. 그래서 경제사령탑인 경제부총리 인선에서 종합적인 위기관리 능력과 과감한 추진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국정 전반에 걸쳐 광범위한 총괄·조정 역할이 부여될 청와대 신설 정책실장에 대표적 재벌개혁론자인 장하성 고려대 교수를 선임한 건 경제민주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미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로는 역시 ‘재벌 저격수’인 김상조 한성대 교수가 지명된 상태다. 문 대통령은 “과거 재벌, 대기업 중심 경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사람 중심, 중소기업 중심으로 경제·사회 정책을 변화시켜 경제민주화와 소득주도 성장, 국민성장을 함께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라고 장 실장 인선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장 실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측 요청을 마다하고 안철수 후보 정책좌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탕평’ 의미가 가미됐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문재인정부 인사 철학은 친소관계, 진영·비진영 논리를 떠나서 우리나라가 갖고 있는 총 인적 자산 가운데 최적임자를 선택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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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정부 초대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로 내정된 김동연 아주대 총장(오른쪽)이 2013년 3월 당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국무조정실장 임명장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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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에서 서류를 꺼내며 웃음을 짓고 있다. 연합 |
‘김동연 경제부총리-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김상조 공정위원장’이란 삼각조합은 새 정부 경제정책 지향점이 사회 양극화 해소 및 경제민주화를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 결과 진보쪽으로 기운 경제 운용의 저울추 균형은 보수성향 경제학자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어느 정도 맞출 전망이다. 대선 중 문재인 캠프에 합류한 김 원장은 이날 헌법상 대통령 자문 기구로 대통령이 의장인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에 선임됐다. 1987년 개헌 때 설립 조항이 신설된 경제자문회의는 1999년에야 처음 구성됐으며 그 이후에도 가시적 활동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이날 “경제를 살리는 데 국가의 역량을 모으기 위해 헌법 기구인 국민경제자문회의를 활성화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잘 아시는 것처럼 김광두 원장은 대한민국 개혁적 보수를 대표하는 경제학자다. 저와는 다소 다른 시각에서 정치·경제를 바라보던 분”이라며 “그러나 이제 경제 문제에 있어서도 합리적 진보와 개혁적 보수가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사문화된 헌법기관이었던 자문회의가 이번에는 실질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며 “청와대에서 (진보적 성향의 장하성 신임 정책실장과 함께) 절묘한 견제와 균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