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23 19:00:48
기사수정 2017-05-24 00:36:06
ICBM 완성의 마지막 과제/전문가들 다양한 방법 지적/재진입체 회수 검증 우선 거론/원숭이 등 생명체 탑승도 예상/정상각도 발사 가능성도 제시
북한은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와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북극성-2 개발 성공을 계기로 미국 본토 타격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의 마지막 과제인 대기권 재진입체 기술을 확보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입증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23일 북한이 대기권 재진입 기술 능력 확보를 증명할 방법은 다양하다고 지적했다. 우선 목표지점에 떨어진 재진입체를 회수해 표면이 균일하게 깎였는지, 기폭장치 등 내부 장비는 이상이 없는지를 검증하는 방법이 거론된다. 미국도 1959년 로켓에 시험용 재진입체를 달아 해상으로 시험발사를 한 뒤 이를 회수해 ICBM 연구개발에 활용한 전례가 있다.
생명체가 탑승한 로켓을 우주로 쏘아올리고 회수하는 방법도 거론된다. 우주개발을 명분으로 국제사회의 반발을 약화시키면서 대기권 재진입 기술 능력을 과시할 수 있다. 2013년 이란은 두 차례에 걸쳐 로켓에 원숭이를 태워 고도 120㎞ 상공에서 비행한 후 지상으로 착륙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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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진 합참의장(오른쪽 등지고 앉은 인물)이 23일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에서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 가와노 가쓰토시 일본 통합막료장과의 긴급화상회의에 참석해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따른 대북 공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합참 제공 |
세 번째는 미국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로 치달을 경우 화성-12를 정상각도(30∼45도)로 발사해 미사일 기술을 과시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지난 14일 고각(高角)으로 발사해 최대 고도 2111.5㎞까지 상승해 787㎞ 비행한 화성-12는 정상각도로 발사하면 태평양의 괌과 북미 알래스카가 타격권에 들어가는 4000∼5000㎞ 날아갈 수 있다. 미국의 군사적 대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고, 북한이 발사 결과를 확인하기 어려워 실제 시도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미사일과 관련해 북한이 대외적으로 보여줄 것은 여전히 많다”며 “우리가 깜짝 놀랄 만큼 창의적이면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 기술적 능력을 과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이번 북극성-2 발사 성공으로 고체연료 추진시스템 개발이 완성단계에 들어섰음을 입증했다. 북한이 공개한 영상을 통해 1단, 2단 추진체의 결합 및 단(段)분리도 기정사실화됐다. 이러한 미사일 기술 개발의 속도로 미뤄볼 때 재진입체 기술 역시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
한편 이순진 합참의장은 이날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 가와노 가쓰토시(河野克俊) 일본 통합막료장과 1시간 50여분간 이뤄진 긴급 화상회의를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평가하고 관련 정보 공유를 포함한 3국 간 대북 공조 방안을 협의했다고 합참이 밝혔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박수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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