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 대통령 특사 면담… 빈틈 없는 외교전략 세우길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미·중·일에 파견했던 특사단을 접견하고 사드, 한·일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우리가 할 말을 좀 제대로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평가했다. 홍석현 미국 특사는 “한국과 미국이 역할을 분담해 현안들을 풀어가면 좋은 결과를 도출해 낼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김기정 신임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국민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당당한 외교’를 화두로 던졌다. 외교정책 기조에 적잖은 변화가 있을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이제는 외교 현안에 관한 구체적인 대처 방안을 내놓을 시점이다. 얽히고설킨 문제들의 해법을 찾는 게 쉽진 않다. 북한 핵·미사일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 대북 제재와 사드·위안부 합의 갈등으로 우리 외교 공간이 축소됐다.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는 심정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외교정책의 최대 변수는 중국이다. 중국 측은 이해찬 중국 특사에게 사드 배치 철회를 강력히 요구했다고 한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도 “방울은 단 사람이 떼어내야 한다”고 했다. 게다가 북한 미사일 도발로 소집된 유엔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중국은 미국 등의 추가 대북제재 결의 논의에 난색을 표하고 ‘대화를 통한 북한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국제사회 대북제재 공조의 균열 조짐이라는 해석까지 나온다.

새 정부의 외교 관련 행보가 문제다. 정부 관계자들 입에서 정제되지 않은 메시지들이 쏟아져 나온다. 중국이 대북 대화국면 전환을 모색하는 것도 새 정부의 제재·대화 병행 언급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한국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신호를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서해평화협력지대 등을 고리로 남북대화의 물꼬를 틀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는 남북대화 재개 주장을 “개인 의견”이라고 일축했다. 내부 조율을 거치지 않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새 정부는 남북 민간교류부터 시작해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를 방문 중인 송영길 특사가 남·북·러 3각 협력사업 추진에 러시아 측과 공감했다고 밝힌 것도 그 일환일 것이다.

새 정부의 외교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외교 현안에 대한 중구난방식 발언으로 혼선을 부르는 일은 막아야 한다. 외교정책 관계자들부터 언행을 무겁게 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