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25 19:48:49
기사수정 2017-05-25 19:48:48
고려 축성·조선서 수차례 개축 / 시대의 단면 엿볼 소중한 유적 / 605억 투입해 2030년까지 완공 / 도심 위치… 경제 활성화도 기대
고려시대에 축성돼 조선시대를 거쳐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경주의 역사와 천년을 함께해 온 경주읍성이 복원된다.
경주시는 2030년까지 국비 423억원 등 총 사업비 605억원을 들여 토지 매입 202필지 2만9660㎡, 동·북쪽 성벽 1100, 치성 12곳, 문루 2곳(향일문, 공진문) 등을 원래대로 복원한다고 25일 밝혔다.
현재 토지 매입은 150필지 2만2316㎡를 완료했다. 복원 중인 동성벽은 발굴조사를 거쳐 2013년 실시설계용역을 완료하고 문화재청 승인을 얻어 2014년 8월에 착공했다.
10회에 걸친 문화재 기술자문회의를 거친 동성벽 복원사업은 길이 324로, 동문인 향일문과 옹성, 치성 2개소를 복원하고 선로 지중화, 우회도로 개설 등을 마무리한 뒤 올해 9월 말 준공할 예정이다.
사적 제96호로 지정된 경주읍성은 고려시대 이후 지방통치의 중심지로, 고려시대에는 동경유수관(東京留守館)이, 조선시대에는 경주부아(慶州府衙)가 읍성 내에 있었다. 고려 현종 3년인 1012년에 축성됐으며, 고려 우왕 4년(1378), 조선 태종~세조 때 개축했다.
임진왜란 때 불타고 허물어진 것을 인조 10년(1632)에 중수하고 성문도 다시 세웠다. 이후 영조 22년(1746)에 다시 개축됐는데, 당시 둘레가 약 2.3㎞로 성문으로는 동쪽에 향일문, 서쪽에 망미문, 남쪽에 징례문, 북쪽에 공신문이 있었다.
여러 차례 수리와 개축을 거친 경주읍성은 천년왕국 신라가 고려와 조선을 거쳐 오늘의 모습을 갖게 되는 역사적 통로에 위치하는 매우 소중한 유적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의 무작위적인 파괴와 근현대의 도시개발 사업 속에서 옛 모습은 대부분 사라졌다.
경주읍성이 복원되면 신라와 고려, 조선을 잇는 의미 있는 역사문화 공간이 될 것으로 시는 기대했다.
경주읍성 1차 복원사업이 마무리되면 도심지역 관광과 경제활성화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성벽과 성문에 경관조명을 설치하고 탐방로와 공연장을 설치해 시민과 관광객에게 휴식과 치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시는 경주읍성이 도심에 위치해 있는 만큼 지역 경제와 상권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양식 경주시장은 “고려시대에 지어져 조선시대에 규모가 더욱 확장된 경주읍성이 본래의 모습을 되찾으면 경주는 신라의 도시에서 우리나라 전체 역사를 아우르는 도시로 발돋움한다”며 “신라에서 조선에 이르는 2000년 역사의 숨결이 살아 숨 쉬는 특별한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