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정유라… ‘최순실 게이트’ 더 열리나

당국, 덴마크와 송환절차 협의 / 학사비리 혐의 입국 즉시 수감 / 해외 재산 빼돌린 것등도 수사 / 정씨 구속되면 최씨 변화 관측

박근혜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의 딸 정유라(21·사진)씨의 국내 송환이 임박함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한 최순실 게이트 추가 수사가 조만간 개시될 전망이다. “박 전 대통령은 아무 죄가 없다”면서 정작 자신의 혐의마저 부인하는 최씨의 태도에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25일 정씨의 국내송환과 관련해 “재외공관을 통해 덴마크 측과 세부적 송환절차를 조율해 나갈 방침”이라며 “비행 일정 등을 협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덴마크 검찰은 “정씨가 1심 법원의 범죄인 인도 결정에 불복해 낸 항소를 포기했다”며 “정씨 신병을 6월24일 이전에 한국에 인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송환을 거부하던 정씨가 마음을 돌린 것은 ‘정권교체가 이뤄져 더 이상 버텨봐야 소용이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정씨가 향후 재판에서 실형이 확정되면 덴마크 구치소에 갇혀 지낸 기간은 형기에 포함되지 않아 정씨에겐 그만큼 손해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이화여대의 공정한 학사관리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정씨가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 검찰은 즉시 영장을 집행해 구치소에 수감할 것으로 보인다. 정씨는 지난해 10월부터 검찰의 거듭된 귀국 요청을 거부하고 독일, 덴마크 등지를 떠돈 만큼 ‘도주 우려’를 들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발부될 가능성이 크다.

검찰은 정씨의 신병이 확보되면 이대 비리는 물론 삼성 측이 그에게 승마 훈련비와 명마를 제공했다는 뇌물 혐의까지 광범위하게 추궁한다는 방침이다. 최씨 모녀가 해외로 재산을 빼돌렸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청와대가 강조한 최순실 게이트 추가 수사가 사실상 시작되는 셈이다.

정씨가 구속될 경우 최씨의 마음도 크게 흔들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당장 생후 24개월 된 정씨 아들 신모군의 양육부터 문제가 된다. 최씨 측 인사는 “아들을 언제까지 이런 상태로 놔둘 수 없으니 엄마(최씨)와 본인이 함께 송환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최씨가 딸의 선처를 조건으로 일부 혐의를 시인할 가능성도 제기하나 최씨 측은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향후 검찰 수사와 법원 재판에선 최씨 변호인 이경재 변호사가 정씨 변호까지 맡을 예정이다.

김건호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