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25 18:50:13
기사수정 2017-05-25 22:43:28
文대통령 첫 수석보좌관희의 / ‘계급장·받아쓰기·사전결론’ / ‘3無 회의’ 필요성 강조 / 靑 내부 칸막이 제거 주문도
“대통령 지시에 대해서 이견을 제기하는 것은 해도 되느냐가 아니라 해야 할 의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첫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새 청와대에서의 회의 방식을 일일이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회의는 대통령 지시사항을 전달하는 게 아니다”라며 참모들의 적극적인 의견 제시와 격의없는 토론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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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커피는 내가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첫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기 전에 직접 커피를 따르고 있다. 문 대통령의 옆은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 청와대사진기자단 |
문 대통령은 이날 ‘계급장, 받아쓰기, 사전결론’이 없는 ‘3무(無) 회의’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미리 정해진 결론은 없다”며 “발언 구분 없고 이 자리에 참석한 사람들은 언제든지 발언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받아쓰기 이제 필요 없다”며 “자료들은 정리해서 배포해 드릴 테니 여기서 열심히 적어가실 필요 없다. 논의에만 집중해 달라”고 강조했다. 박근혜정부 시절 ‘적자생존’(대통령 말씀을 잘 받아적는 사람이 살아남을 수 있다)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된 회의 방식이 아닌 토론 중심의 회의를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다른 부서의 일에 대해서는 깊이 모르기 때문에 뭔가 이상하게 느껴져도 그냥 넘어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며 “잘 모르면서 황당하게 하는 이야기까지 해야 한다”고 청와대 내부에서부터 칸막이를 없앨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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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 참석하며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문 대통령은 앞으로 월요일과 목요일 두 차례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당분간은 두 차례 모두 직접 주재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월요일 회의를 일찍 하게 되면 실무진은 일요일날 특별 근무를 하게 될 거니까 그것까지 감안해야 한다”며 “월요일은 (회의 시간을) 아예 오후로 잡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선 한·미 정상회담 준비 상황과 최근 주요 경제상황,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방안 및 일자리 추경 편성 논의 등이 이뤄졌다. 문 대통령은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안 편성과 관련, “추경안 작성과 제출을 차질 없이 준비해 6월 국회에서 처리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말했다. 또 “가계부채 증가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 다음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논의해보자”고 말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