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26 10:31:20
기사수정 2017-05-26 11:19:19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당은 26일 문재인 정부를 ‘위장전입 정부’라고 맹비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와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이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마저 위장전입을 한 것으로 드러나자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약속했던 고위공직자 배제 5대 원칙에 포함된 위장전입을 스스로 파기했다고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한국당 관계자는 이날 “문 대통령이 위장전입을 고위공직자 배제 원칙으로 공약해 놓고 스스로 이 원칙을 깨고 위장전입을 한 인사를 고위공직자로 임명하고 있다”면서 “이, 강 후보자의 위장전입도 문제지만 김 후보자는 그동안 삼성 등 재벌개혁을 주장해왔던 인사인데 자신이 위장전입한 것으로 드러나 공정거래위원장의 자격이 없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등 야당은 김상조 후보자를 낙마 1호로 꼽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55·사진)와 가족이 2차례 위장전입했던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주민등록초본을 보면 김 후보자 가족은 1994년 3월부터 경기 구리시 교문동의 동현아파트(현 구리두산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했다. 3년 뒤인 1997년 1월 김 후보자를 제외한 부인 조모씨와 아들은 길 건너편인 교문동 한가람아파트로 서류상 분가했다.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을 2개월 앞둔 때였다. 주민등록법 37조 3항을 위반한 것이다.
김 후보자 측은 “당시 중학교 교사였던 김 후보자 부인이 지방 전근 발령 난 상태에서 건너편 친척집에서 아들을 학교에 보내려고 주소지를 옮겼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실제 친척집에 살지는 않고 2주 만에 서울 중랑구 신내동으로 이사 갔다. 김 후보자 측은 “그런 식으로는 교육을 할 수 없다고 판단해 부인이 학교를 그만두고 서울로 이사했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자 가족은 1999년 2월 서울 양천구 목동 현대아파트를 거쳐 2002년 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로 주소지를 변경했다. 아들이 초등학교 6학년으로 중학교 입학을 앞둔 시점이었다.
김 후보자는 이후 가족과 함께 미국 예일대 연수를 가면서 2004년 8월부터 다시 7개월간 목동 현대아파트로 주소지를 옮겼다. 이어 귀국한 2005년 2월 은마아파트로 주소지를 다시 변경했다. 중3 아들이 고교 진학을 앞둔 시기였다. 김 후보자 측은 “후보자가 해외연수 중 전세로 살던 은마아파트를 비워두고 우편물 등을 받아두기 위해 목동의 세입자에게 양해를 구해 주소지만 잠시 옮겨놓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시 목동과 대치동의 전세 계약서는 제시하지 못했다.
은마아파트 집주인은 ‘김 후보자가 실제 세들어 살았느냐’는 질문에 “직접 (후보자에게) 물어보라. 남의 일에 대해 말하고 싶지 않다”고 답했다.
이 후보자가 24일 인사청문회에서 미술 교사였던 부인의 위장 전입 사실을 시인했다. 이 후보자는 ‘배우자가 1989년 3월부터 12월까지 강남구 논현동에서 실제 거주했느냐’는 질문에 “실제 거주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부인이 강남 교육청 소속 학교로 배정받기 위해 위장 전입했다고 설명한 뒤 “아주 어리석은 생각에 그런 일이 저질러졌다”며 “처참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설명은 ‘이낙연 후보자 부인이 잠시 논현동에 머물렀던 것으로 추정된다’던 인사청문회준비단의 해명과 배치된다. 이 후보자는 “(실무선에서) 그런 추정이라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강 후보자를 임명하면서 위장전입 사실을 공개했다. 조현옥 청와대 인사수석은 “장녀가 미국에서 1년간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2000년 2학기에 한국으로 전학을 오면서 1년간 친척 집에 주소지를 둬서 위장전입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