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마당] 희귀암 ‘연조직육종’ 40년 만에 신약… 보험급여 적용을

지난 23일은 ‘희귀질환 극복의 날’이었다. 정부가 희귀질환에 대한 국민적 이해를 높이고자 제정했다고 한다. 필자도 진료실에서 종종 희귀암 환자들을 만난다. 보통 암은 다양한 치료법과 신약이 개발되면서 점점 완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하지만 사실 암 환자 중에서도 치료 대안이 없어 소외된 희귀암 환자들이 여전히 많다.

희귀암 중 대표적으로 국내 전체 암 발생의 0.4%에 불과한 ‘연조직육종’이 있다. 이름도 생소한 이 질환은 우리나라에 2014년 신규로 발생한 환자가 1043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 연조직육종은 우리 몸에서 장기를 연결하는 기관 중 뼈와 피부를 제외한 근육, 인대, 지방 등 기관에서 모두 발생할 수 있다. 몸이 이상한 모습으로 붓고 극심한 통증을 체감할 때까지, 즉 육종이 한참 진행된 이후에서야 병원을 찾다 보니 치료가 더욱 쉽지 않다. 결국 타 장기까지 암이 퍼진 진행성 연조직육종 4기 환자들의 5년 생존율은 10%대에 머물러 왔다.

다행히 연조직육종 환자들에게 40년 만에 새로운 희망이 생겼다. 최근 진행성 연조직육종에서 기존 치료와 비교할 때 1년에 가까운 생존기간 연장을 보인 신약이 등장한 것이다. 그동안 다양한 약제들을 사용해도 전체 생존기간이 1년 내외였던 것을 감안할 때 전체 생존기간을 2년 이상으로 연장한 치료제는 의료진과 환자들에게 혁신적인 대안이다.

이 신약이 얼마 전 국내에도 허가를 받아 진행성 연조직육종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는 물꼬를 텄으니, 이제 남은 것은 새로운 치료대안을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빠르게 쓸 수 있도록 보험급여가 이뤄지는 것이다. 그동안 사회적 관심이나 정책, 치료제 연구개발 등 모든 부분에 있어 오랫동안 소외되어 온 희귀암 환자들이 더 많은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새 정부가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길 바란다.

윤탁·국립암센터 희귀암클리닉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