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의성공일기] 아트 콜라보에 길이 있다

‘예술·제품 결합’ 소비자 만족 가치 창출 / 장점 융복합 ‘생활 속 예술 향기’ 퍼지길
예술이 생활 속으로 파고드는 세상이 됐다. 한때 예술은 돈 있고 힘 있는 사람의 전유물처럼 여겨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누구든 예술과 함께 호흡하며 살아가는 시대다. 문화예술 향유권은 모든 사람의 소중한 권리이기도 하다. 이제는 지하철을 타고 다니면서도 시인의 시를 감상할 수 있고, 화면에 명화가 나타나기도 한다.

곳곳에 작은 음악회도 있고, 작지만 아름다운 갤러리도 우리 주변으로 찾아오고 있다. 인간이 예술활동을 하고 예술을 즐기는 것은 태초로부터 이어져 왔으니 본능이라고 할 수도 있고, 진화의 산물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스페인 북부에 있는 알타미라동굴의 벽화는 단순한 생활기록을 넘어 후대 미술가들이 감탄하는 예술의 최고 경지를 보여주고 있다.

요즘 제 4차 산업혁명과 융합창조가 시대적 화두가 되고 있다. 서로 다른 장점이 결합돼 새로운 것을 창조하기도 하고, 거대한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시대다. 이런 상황에서 새롭게 각광받기 시작한 것이 ‘아트 콜라보’다. 아트 콜라보는 예술(Art)과 협업(Collaboration)이 결합된 합성어다. 주로 기업이 예술을 활용해 디자인, 유통, 홍보 마케팅을 활용하면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코트라 사옥 1층에는 아트 콜라보 전시관이 있다. 얼마 전 이곳에서는 흥미로운 아트 콜라보 작품이 전시됐다. 우리나라 중소기업 제품과 세계적 명화가 만난 아트콜라보전이 열린 것이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만든 제품에 세계적 명화가 융합돼 새롭게 탄생된 것이다. 휴롬의 주방용 제품에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이 선명하게 들어 있는 것을 보니 제품 자체가 예술품처럼 보인다. 빈센트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들어간 제품도 있고 밀레의 ‘만종’이 들어간 제품도 있다.

아트 콜라보를 하게 되면 제품의 품격이 높아지고, 제품의 가치가 향상되며, 생활 속에 예술이 들어가면서 소비자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장점이 있다. 기업에도 도움이 되고 소비자에게도 도움이 되며 팍팍한 세상에는 예술의 향기가 퍼져나가게 한다. 아트 콜라보가 주는 교훈은 ‘혼자’서가 아니라 ‘함께’가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독단, 독선, 독식의 사고방식을 넘어 이제는 함께 번영하는 상생의 가치가 더 중요해졌다. 또 한 가지는 서로 다른 장점을 융복합시켜서 더 큰 가치를 창조하는 시대에는 ‘다름’을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골목길을 걷다가 담장에 그려진 미술작품을 만나면 미소가 떠오른다. 작은 식당인데 복사본일지라도 명화가 걸려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식민지 고통을 겪고 전쟁 참화까지 입으면서 가난하게 살아왔으니 오랫동안 먹고사는 문제에 매달린 것도 사실이다. 그 후에는 신자유주의 무한경쟁시대를 거치면서 정신적 스트레스와 물질 만능 가치에 짓눌려온 것도 사실이다.

이제는 사회적 독성을 풀어내야 하는 디톡스의 시대다. 물질적 풍요가 아니라 마음의 충전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빵으로 배를 채울 수는 있지만 가슴을 채울 수는 없다. 여기저기 장미꽃이 피어나는 계절이다. 내 가정에, 내 직장에, 우리 생활 주변에 아트 콜라보도 활짝 피어나기를 소망해 본다.

윤은기 한국협업진흥협회 회장·전 중앙공무원 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