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5-31 18:39:07
기사수정 2017-05-31 18:39:06
미군 요격 훈련 성공 의미 / 北 위협대비 본토 방어 훈련 / ‘대기권 밖 목표물 순간 격추’ / MD 3단계 중 중간단계 성공 / ‘비핵화 억지력 카드’ 기대감 / 전문가 “전시에서 효과 의문”
30일(현지시간) 실시된 미군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요격훈련은 미국의 방어력 제고에 목표를 둔 시험이었다. 미 국방부는 요격시험을 앞두고 일정을 밝힌 것과 마찬가지로 시험에 성공한 뒤에도 즉시 결과를 공개했다. 그만큼 요격훈련에 의미를 부여했다고 볼 수 있다.
미 군사당국은 요격시험의 성공을 간절히 기원하면서도 대기권 밖으로 순식간에 사라지는 장거리 로켓격인 ICBM을 쏘아 맞히는 시험이라는 점에 부담감도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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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더버그 공군기지에서 발사된 요격미사일이 화염을 내뿜으며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미국 본토 공격을 대비해 실시된 이번 요격시험은 태평양 상공에서 가상의 ICBM을 격추하며 성공했다고 미국 국방부는 밝혔다. 밴더버그 공군기지=AP연합뉴스 |
이날 시험은 미국 본토를 향해 날아오는 ICBM을 태평양 상공, 지구대기권 밖에서 요격하는 훈련이었다. 음속 이상으로 날아오는 미사일을 미사일로 떨어뜨리는 훈련이어서 ‘날아오는 총알을 총알로 맞히는 것’ 이상으로 힘든 시험이었다. 훈련은 요격미사일에 실린 5피트(1.524m) 길이의 ‘요격체’가 표적미사일을 직접 타격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CNN방송 등 외신은 이번 시험이 사실상 미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는 북한의 ICBM에 대비한 훈련이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부쩍 ICBM 개발에 박차를 가해 왔으며,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출범 이후 북한의 ICBM을 미국에 대한 직접적 위협 요인으로 여러 차례 언급했다.
이번 시험이 실패했다면 북한은 미사일 개발에 더욱 힘을 받고, 미국은 미사일방어(MD)체계의 신뢰 추락을 지켜봐야 했을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선 이번 시험의 성공으로 북한의 ICBM 도발에 제동을 걸 장치를 확보했다.
ICBM 개발로 협상력을 높이려고 했던 북한에게는 이번 시험 성공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시험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 ‘억지력 카드’로 작용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는 이유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비롯한 MD체계를 세계적으로 확대하려는 미국 정부의 방침을 실현하는 데도 큰 힘을 줄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ICBM급 비행체를 명중시킨 요격미사일은 3단계로 이뤄진 미국의 본토 방어용 MD체계에서 중간단계인 두 번째 관문을 맡는다.
이번 시험 성공이 전시상황에서 북한이 발사한 ICBM급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한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AP통신은 북한이 ICBM에 핵탄두를 장착할 능력에 접근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미국의 요격미사일을 교란하기 위한 유인용 미사일을 개발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요격시험으로 미 서부를 겨냥해 발사된 핵미사일을 격추할 것으로 기대하기는 아직 어렵다는 전문가의 발언을 전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시험이 북한 외에도 이란의 미사일 발사를 가상한 훈련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1999년에서 지금까지 모두 17번의 미사일 요격시험에 나서 9번 성공했다. 가장 최근 성공사례는 2014년 6월 이뤄진 요격발사시험이었다.
워싱턴=박종현 특파원 bal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