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환경의 날] 中, 사상 최대 환경감찰… 기후변화 리더십 과시

환경규제 정책 본격화 예고/4월부터 베이징·톈진·허베이 대상/위성 동원해 오염물질 배출 조사/투입된 단속요원만 5600명 달해/시행 한 달 만에 3800여곳 적발/주중 대사관, 한국기업 주의 당부 미국의 파리기후변화협정 탈퇴 선언과 맞물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을 강조하며 국제환경 분야에서 리더십을 과시한 중국이 대내적으로 사상 최대의 환경감찰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인 징진지(京津冀: 베이징·톈진·허베이의 약칭)가 대상 지역으로, 중국 정부는 환경 위성까지 동원해 오염물질 배출 업체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중 한국대사관은 최근 중국에 있는 한국 기업들에 대한 중국의 환경감찰 활동이 강화됐다며 환경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대사관 측은 중국 환경부가 5600여명의 전문 환경단속요원을 뽑아 징진지 지역에 대한 환경감찰을 진행하고 있으니 감찰에 적발되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하면서 징진지 이외 지역에 있는 기업도 주의가 요망된다고 전했다.

“STOP! 미세먼지” ‘세계 환경의 날’(6월5일)을 이틀 앞둔 지난 3일 서울 신촌의 차없는 거리에서 ‘스톱(STOP)! 미세먼지, 고(GO)! 에코마켓’ 캠페인의 일환으로 남녀 커플이 미세먼지 차단용 방독면과 마스크를 쓴 채 탱고를 추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환경재단 제공
중국 정부의 환경 규제 정책은 지난 2015년 가시화한 뒤 올해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기점으로 본격 적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중국은 2015년 아연, 알루미늄과 같은 비금속 공장이 기준치를 넘는 공해 유발물질을 배출할 경우 폐쇄 등 강제적인 행정 제재를 부과하는 정책을 도입했다. FT는 “중국은 8년 전만 하더라도 기후변화를 중국 경제성장을 방해할 목적을 가진 서방의 음모라고 했지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체제 들어 환경 문제가 핵심 어젠다가 됐다”고 분석했다. 외신은 베이징, 산시 등 지방정부가 매년 11월부터 3월까지 스모그를 줄이기 위해 알루미늄과 석탄 공장의 생산량을 30%까지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올해 3월 열린 양회를 기점으로 환경정책은 더욱 구체화됐다. 양회에서 “파란 하늘을 보전하겠다”고 선언한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석탄 오염 문제 해결, 24시간 온라인 모니터링, 자동차 배기가스 정비 강화, 엄격한 환경법 감찰 및 문책 강화, 공무원의 느슨한 법 집행에 대한 조치 등을 약속했다.

중국 환경보호부는 이에 따라 올해 특별단속 계획을 수립해 지난 4월부터 1년간 일정으로 징진지 지역을 중심으로 감찰에 나섰다. 감찰 결과 지난 4월에만 5713개 업체가 대상에 올라 이 중 67%인 3832개 업체가 오염 관련 규정 위반으로 적발됐다.

대사관 측은 “재중 기업 중 환경영향평가서가 없거나 배출허가 대상이면서 허가증이 없는 기업, 오염물질 배출기준을 초과하는 기업, 돌발사고 매뉴얼이 작성되지 않은 기업 등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희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