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주재 북한 외교관이 탈북하기 위해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었으나 “업무가 끝났으니 나중에 전화하라”는 답변을 들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1월 입국한 한진명 전 베트남 주재 북한대사관 3등서기관은 9일 세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북한을 탈출하기 위해 한국대사관에 전화를 걸어 ‘북한 사람이다’라고 하자 대사관 직원에게서 ‘근무시간이 끝나 담당 직원이 퇴근했으니 나중에 다시 걸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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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주재 북한대사관에 근무하다 2015년 한국으로 망명한 전 북한 외교관 한진명씨. |
1975년 평양에서 태어난 한 전 서기관은 공군사령부 무인기중대에서 병역을 마친 뒤 평양외국어대 프랑스어과 6년 과정과 김일성종합대 프랑스문학과 5년 과정을 마치고 북한 외무성에 들어갔다. 한 전 서기관 망명은 세계일보가 2015년 1월 21일자 1면에 ‘駐베트남 北 외교관 망명’이라는 제하로 특종보도(사진)한 바 있다.
한 전 서기관은 7일 세계일보 평화연구소 주최 통일지도자아카데미에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살해 등 외국대사관에 파견 나가 있는 요원들은 대부분 외무성이 아닌 조선노동당 조직지도부 소속”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김정은이 2014년 국내외 북한 주민에게 2명 이상 모여서 음주하지 말라고 금주령을 내렸다”며 “비록 사소한 것이라도 단속에 걸리면 요절이 나기 때문에 북한 사회에는 가정 내 컴퓨터 데스크톱을 없애는 운동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한 전 서기관도 아내가 엘리트 부인들과의 대화 도중 김정일 국방위원장 가족 이야기를 했다가 국가안전보부(현 국가보위성) 요원에 감지돼 해외 파견은 물론 패가망신당할 뻔한 사연을 털어놨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