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우리 땅!’
제13회 독도 지키기 울릉도 전국 마라톤 대회가 11일 경북 울릉군 울릉읍 사동2리 울릉문화예술체험장을 출발, 일주도로 코스에서 마라톤 마니아를 비롯해 관광객, 주민 등 12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성대하게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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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경상북도 울릉군 울릉문화예술체험장에서 세계일보와 울릉군 공동주최로 열린 독도지키기 `제13회 울릉도 전국마라톤대회`가 참가자들이 힘찬 출발을 하고 있다. 울릉도=남정탁 기자 |
세계일보와 경북 울릉군이 공동 주최하고 울릉로타리클럽이 주관한 이날 마라톤대회는 김도윤 울릉로타리클럽 회장의 개회선언에 이어 차준영 세계일보 사장의 대회사, 최수일 울릉군수의 환영사, 정성환 울릉군의회 의장의 축사 순으로 진행됐다.
차 사장은 “독도 지키기 위한 국민적 관심을 높이기 위해 시작된 대회가 벌써 13회째가 됐다”고 회상한 뒤 “선수들이 한발 한발 내딛는 독도사랑의 열정이 전세계에 퍼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최 군수는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나 분명히 우리의 땅”이라며 “독도가 우리의 땅 임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의장도 “이 대회가 울릉도를 대표하는 스포츠행사로 자리잡았다”며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며 멋있는 레이스를 펼쳐 주길 바란다”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어 출발선에 모인 선수들은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구호에 이어 ‘우 와∼’하는 함성과 함께 마라톤 레이스에 들어갔다. 이번 대회는 42.195㎞를 달리는 풀코스와 하프코스, 10㎞, 5㎞ 등 4개 코스로 나눠 열렸다. 이날 풀코스 참가자들은 울릉문화예술체험장을 출발해 북면 현포항 등대를 돌아왔다. 하프코스는 서면 구암입구의 수층교 버섯바위를 반환점으로 레이스를 펼쳤다. 또 10㎞ 코스는 서면 통구미 터널, 5㎞는 가두봉 터널입구를 돌아오는 코스로 각각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코스별로 급경사 구간이 많아 힘들었지만 독도 수호 의지를 마음속에 품고 대부분 완주했다.
이날 대회 풀코스 1위는 구미 달사모 소속 한경석(55)씨가 차지했고 2위는 거제마라톤 65뱀 소속 손일권(50)씨, 3위는 경주 동네 한바퀴클럽 소속 양주현(52)씨가 각각 차지했다.
여성 풀코스 1위는 대전 여명마라톤클럽 소속 정기영(59)씨가 영예를 차지했다.
올해 처음 이 대회에 참가했다는 한씨는 “가파른 오르막이 많았지만 평소 산악훈련을 많이해 도움이 되었고 특히 코스 주변의 경치가 좋아 레이스하는데 좋았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는 서울시청 마라톤클럽 소속 최숙(57·여)씨는 아들 현승(29)군과 함께 하프코스를 완주했고 서울시청 공무원인 남편 최성학(59)씨는 풀코스를 완주해 참가자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특히 이날 대회에는 각종 마라톤기록 보유자가 대거 참가해 박수갈채를 받으며 다른 마니아들과 함께 레이스를 펼쳤다.
부산의 임채호(67)씨는 이날 1500회 풀코스 완주기념 레이스를 펼쳤다.
독도지키기 울릉도 전국마라톤대회에는 이번이 두번째 참가지만 풀코스는 처음이다.
임씨는 지난 2007년에 처음 참가했는데 당시 태풍때문에 풀코스를 진행하지 못하고 하프코스로 축소되면서 하프코스를 뛰어야만 했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이번 대회에 참가하게 됐다. “마라톤은 하늘이 내려준 최고의 운동”이라는 임씨는 2001년 ‘자녀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운동’을 널리 홍보하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좋은 일을 위해 시작한 마라톤이지만 그는 점차 마라톤이 주는 매력에 흠뻑 빠졌다.
처음에는 하프마라톤대회에 주로 참가했다가 차츰 욕심이 나면서 풀코스를 뛰기 시작했다.
2006년까지 모두 40여차례 풀코스를 완주한 임씨는 마라톤에 빠져들수록 완주횟수가 늘리기 시작했고 2009년부터는 한해 100회 이상 풀코스를 완주하기 시작했다.
2009년에 임씨는 106회 풀코스를 완주했다. 일주일에 많이 뛸때는 6회를 뛴 적도 있다.
2009년 그 해 1년동안 뛴 거리가 4472㎞에 달할 정도로 건각을 과시해 한국기록원으로부터 ‘국내 연간 마라톤 풀코스 최다 완주 기록’ 인증서를 받기도 했다.
임씨는 “1년간 마라톤 풀코스 최다 완주기록은 2008년 미국인이 세운 105회였지만 2009년 이 기록을 깨고 세계 기네스 기록에 등재됐다”고 말했다.
철녀(鐵女)라 불리는 시각장애인 여성 마라토너 김미순(56)씨도 이날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씨는 지난 1988년 눈 안에 염증이 생겨 시력을 잃는 희귀병인 베체트병을 진단 받았다. 이후 1999년 앞을 전혀 볼 수 없는 1급 시각장애인이 됐다.
40년간을 비장애인으로 살았던 그녀에게는 견디기 힘든 고통이었다.
몸이 아프고 운동량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라 2004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했다.
하프를 뛰다 풀코스에 도전했다. 남편 김효근(56)씨는 다음 해인 2005년부터 아내의 손을 이끌고 마라톤을 함께 하고 있다.
시각장애인을 이끌어 주는 파트너와 호흡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 남동생의 손을 잡고 마라톤을 하다 결국 남편과 함께 끈으로 서로를 묶고 달리기를 시작했다.
남편은 아내의 마라톤을 위해서 본업인 카센터 일도 잠시 접고 아내를 도왔다.
김씨는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달리기 위해서는 엄청난 공포와 싸워야 한다”며 “동반주자와의 믿음이 없으면 마라톤을 절대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 부부도 이번 대회 참가가 300회 풀코스 완주 기념 레이스였다.
300회 풀코스 완주기록을 갖고 있는 원영희(57·여)씨도 이날 참가해 레이스를 펼쳤다.
2003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한 원씨는 울릉도에서 개최되는 독도지키기 마라톤대회는 2014년 처음 참가한 이래 이번이 세번째 도전이다.
임씨는 “코스가 힘들지만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청정 공기를 마시며 뛰는데다 코스가 스릴이 있어 좋다”고 말했다.
또 이날 1000회 풀코스 완주기록 보유자인 임철우(55)씨와 200회 기록보유자인 차학자(57·여)씨도 함께 참가했다.
이날 대회는 서울시청 마라톤클럽을 비롯해 구미마라톤클럽, 경주동네한바퀴클럽, 63토끼마라톤클럽, 독도경비대 등 단체 팀이 많이 참가해 대회를 빛냈다.
행사장에는 울릉로타리클럽 부녀회원들이 이른 새벽부터 국수를 삶고 산나물과 떡, 수박, 생수 등을 참가자들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울릉경찰서 직원들과 울릉고등학교 학생들도 대회 시작 전부터 행사장에 나와 교통안내와 주차정리, 주변청소 등을 도왔다.
울릉=장영태 기자 3678jy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