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솔론’도 파산 위기… 전북경제 ‘먹구름’

‘군산조선소 폐쇄’ 이어 또 악재 / 익산에 설립 年 4억불 수출 성장 / 2년 전 법정관리… 사실상 도산 / 근로자 450명 실업자 전락 우려 / 개인회생 신청 직원만 100여명 / 노조, 기업 회생 정부 지원 호소 태양광산업 핵심소재인 잉곳(ingot·주괴)과 웨이퍼(wafer·실리콘 기판)를 생산하는 국내 1위 기업인 전북 익산의 ‘넥솔론’이 파산위기에 직면했다. 세계 최대 규모 선박건조 시설을 보유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가 다음달 가동중단을 예고한 데 이어 넥솔론마저 파산하면 지역경제가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넥솔론에 따르면 2014년 8월 법원 회생절차 개시 결정으로 이듬해 2월부터 법정관리체계로 전환해 그동안 세 차례 기업 간 인수·합병(M&A)을 진행했으나, 새로운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넥솔론 노조가 지난 5일 전북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국노총 전북본부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기업 회생과 정상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김동욱 기자
넥솔론은 2007년 익산 제1국가산업단지에 설립된 이후 지난 10년간 1조원의 자금을 투자해 연간 최대 매출액 5880억원과 4억달러 수출을 달성할 정도로 튼실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익산에 2, 3공장을 잇따라 설립해 2012년에는 생산능력 1.7GW를 달성했다. 미국 텍사스에 태양광 셀·모듈공장을 설립해 글로벌 기업으로서 발판도 마련했다.

하지만 최근 중국산 제품의 저가공세에 밀려 공장 가동률이 30% 미만으로 뚝 떨어졌고, 매출액도 지난해 1547억원으로 주저앉았다. 1000명에 달했던 정규직 종업원은 450명까지 감원됐다.

법원이 지난 4월 말 이 회사 채권단에 회생계획안 유지 여부를 물었지만, 채권단 대부분 의견을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법원 파산부 결정에 따르겠다는 의사로 사실상 파산이 초읽기에 들어간 셈이다.

넥솔론이 파산하면 세계적으로 급성장 중인 태양광산업에서 경쟁력을 잃을 뿐 아니라 재직 중인 근로자 450명이 실업자로 전락하고,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역 산업계의 시각이 지배적이다.

넥솔론 근로자 평균 연령은 33세로 대부분 20대 후반에서 30대 중반에 집중돼 있다. 특히 이들 대부분은 2011년 회사 측이 우리사주 체계로 전환하자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아 최고 수천만원씩 주식을 매입했지만, 최근 상장폐지로 빚까지 떠안게 됐다. 줄어든 급여로 빚을 감당할 수 없게 된 직원 100여명은 개인회생을 신청한 상태다.

넥솔론 노동조합과 한국노총은 최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기업회생을 위해 정부 차원의 지원을 호소했다.

조수웅 노조위원장은 “국내 태양광 기업이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정부가 먼저 나서 태양광산업 정책을 마련해 추진해야 한다”며 “기업이 문을 닫지 않도록 공적자금을 지원하고 에 걸림돌이 있다면 과감히 제거해달라”고 요청했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