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여성단체, 여성혐오 탁현민·안경환 왜 비판 안하나" 불만

안경환 후보자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등 야권은 14일 탁현민 청와대 의정비서관실 행정관, 안경환 법무부 장관 후보자 등 여성 비하 논란을 일으킨 현 정권 인사에 대해 여성단체들이 비판하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여성 단체들은 위장전입, 증여세 탈루 등 각종 의혹에 휩싸인 강경화 외교부 후보자는 옹호하면서도 여성 혐오 논란을 일으킨 현 정권 인사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이중적 잣대’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국민의당 김유정 대변인은 14일 저서에서 여성을 비하는 내용을 표현한 탁현민 행정관과 안경환 후보자 논란에 대해 “안 후보자 본인은 물론 청와대 인사 검증팀 마저 손톱만큼의 비판의식도 갖지 않았다는 것이 더 개탄스럽다”며 “이런 상식이하의 인식과 태도로 법무부의 수장이 되겠다고 나선 안후보자의 태도가 후안무치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독재정권에서조차 이렇게 많은 여성비하 인사들을 동시다발로 공직에 임명한 적이 없다”며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겠다는 대통령의 공언이 허망하고 개탄스럽다”고 목청을 높였다.

김 대변인은 그러면서 “강경화 후보자를 통과시켜야 한다고 단체로 읍소하던 민주당 여성의원들은 왜 침묵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자유한국당 정용기 원내수석대변인도 “여성 단체들이 각종 의혹에 휩싸인 강 후보자는 적극 옹호하면서도 여성 혐오 또는 비하하는 내용을 출판한 탁 행정관과 안 후보자에 대해서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가 없다”고 지적했다.
탁현민 행정관

정의당 추혜선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안 후보자가 노골적인 여성 비하 표현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며 "성매매를 합리화하며 저열한 성인식을 드러냈다. 무척 실망스럽다”며 “문재인 대통령 역시 안 후보자의 임명에 대해 숙고해주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탁 행정관은 2007년 출간한 남자 마음 설명서에서 “대중교통 막차 시간 맞추는 여자는 구질구질해 보인다”, “등과 가슴의 차이가 없는 여자가 탱크톱을 입는 것은 남자 입장에선 테러를 당하는 기분”, “콘돔의 사용은 섹스에 대한 진정성을 의심하게 만들기 충분하다. 열정적이고 화끈한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다면 사고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그냥 하는 수밖에” 등의 표현으로 여성을 비하해 논란을 일으켰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1월30일 펴낸 ‘남자란 무엇인가’이란 책에서 “술자리에는 반드시 여자가 있어야 한다. 정 없으면 장모라도 곁에 있어야 한다”, “성매매로 문제 된 법관 연령이라면 대개 결혼한 지 15년 내지 20년이다. 아내는 한국의 어머니가 대부분 그러하듯이 자녀 교육에 몰입한 나머지 남편의 잠자리 보살핌엔 관심이 없다”, “젊은 여자는 정신병자만 아니면 거지가 없다는 말이 있다. 구걸하느니 당당하게 매춘으로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여성의 성을 돈으로 사려는 사내는 지천으로 깔려 있다”등 여성에 대해 부적절한 표현을 했다.

앞서 여성단체들이 여당 여성의원들의 소개로 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을 요구했다. 이들 단체는 “낙마를 위한 발목잡기 보다 유리천장을 깨는 성 평등 시대정신에 우선순위를 부여하기 바란다”라면서 “여성으로 유엔 최고위직에 오르고 당당히 살아온 후보자에 대한 여성들의 기대와 환영을 꺾지 않길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남상훈 기자 nsh21@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