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위주 구조조정 ‘노’… 이제는 기업재생

文정부 일자리 창출 기조 맞춰 구조조정 전문 회사들 변화 모색 / 재교육·재취업 활성화 제안도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창출 최우선 기조에 맞춰 구조조정을 담당하는 전문 회사들까지 ‘해고 최소화’를 전면에 내세우는 ‘기업재생’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창업·혁신기업 자금을 공급하는 성장사다리펀드 전담 운용사 한국성장금융은 15일 8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자금을 운용하게 될 사모펀드(GP)를 선정할 때 인력조정만 앞세우며 일자리를 줄이는 시장 플레이어들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반면 장기적으로 기업을 재생시켜 고용 창출을 활발히 한다면 이를 평가지표에 긍정적으로 반영해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구조조정을 목적으로 형성될 정책 모펀드의 이름도 ‘기업 리스타트(restart) 펀드’로 바꿨다. 서종군 한국성장금융 본부장은 “기업의 규모를 무조건 줄이는 ‘1997, 해고 위주 구조조정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기업 경쟁력 회생과 일자리 창출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금융투자협회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자리 위축, 지역경제 타격을 막기 위한 정책 제안에 나섰다. 이형기 금투협 박사는 “일본처럼 정부(산업·금융)와 민간이 손잡고 산업혁신기구들을 지역별로 꾸려 특정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으로 타격이 불가피한 지역 주민들에 대한 재교육과 재취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정 산업의 쇠락으로 가동을 멈춘 공장과 각종 기기들을 폐기 처분하는 대신 재생기구들이 나서 지역에 맞는 신산업을 육성해 취업난을 막자는 취지다. 일본은 2013년 정부 주도로 산업혁신기구가 만들어진 후 2016년 말까지 총 8305억엔(약 8조5110억원)을 기업 재생과 신사업 육성에 투자했다.

민간기관들이 ‘해고 최소화’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은 선제적이고 시장친화적인 구조조정 과제와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창출’ 기조에 부합하기 위해서다. 2015년 말 기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기업은 총 3000여개 수준으로 전체 회사의 14.7%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총 239조1290억원가량의 부채를 지고 있다. 해당 기업들에 대해서는 자금배분 비효율성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일자리 신규창출을 막고 있다는 비판이 따갑다. 해고 최소화 구조조정이 자칫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선제적인 구조조정을 통한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실업급여지급 기간 확대, 재교육 활성화 등 정부의 고용안전망 강화 방안도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