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6-16 22:08:50
기사수정 2017-06-16 23:09:27
허위 혼인신고 등 각종 의혹 책임 / “개혁 추진에 걸림돌 될 수 없어” / 靑 “안타깝지만 본인 의사 존중” / 野 “당연한 수순… 조국도 사퇴”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6일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청와대가 지난 11일 안 후보자 지명을 발표한 지 5일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명한 내각 후보자 중 첫 번째 낙마 사례로, 문재인정부의 초기 내각 구성과 국정운영에 작지 않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후 법무부를 통해 “저는 오늘 이 시간부로 법무부장관 청문후보직을 사퇴한다”며 “문재인정부의 개혁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없어 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안 후보자는 이어 “저는 비록 물러나지만 검찰개혁과 법무부 탈검사화는 꼭 이뤄져야 한다”며 “저를 밟고 검찰개혁의 길에 나아가달라”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새로 태어난 민주정부의 밖에서 저 또한 남은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안 후보자 사퇴와 관련해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언론 통화에서 “우리도 방금 통보를 받았는데 할 말이 없다”며 “안타깝지만 본인 의사를 존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후보자 지명 이후 과거 칼럼에서 논문 중복 게재와 음주운전 등을 고백한 사실과 과거 저서에서 여성을 비하했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안 후보자가 20대 때 상대 여성의 도장을 위조한 뒤 몰래 혼인 신고했다가 혼인 무효 판결이 난 사실이 알려지고, 아들의 학교 퇴학 처분에 탄원서를 제출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안 후보자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허위 혼인신고 사실에 대해 사과했다. 안 후보자는 그러면서도 아들 관련한 의혹과 여성 비하 논란 등에 대해서는 부인하고 청문회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이날 논란이 된 허위 혼인신고와 관련해 안 후보자가 당시 상대 여성이 혼자 있는 집에 찾아가 고성을 지르며 행패를 부렸다는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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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 숙인 안경환 안경환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서초구 서울개인회생·파산종합지원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젊은 시절 부적절한 혼인신고와 다수의 저서에서 확인된 여성비하 표현 논란 등에 대한 사과 및 해명을 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이제원 기자 |
안 후보자 사퇴에 대해 야당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인사 검증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의 사퇴도 촉구했다.
자유한국당 김명연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그동안 법의 가치를 지켜야 할 법무장관 후보가 국민들이 그렇게 못마땅해하는데도 버티다가 지금이라도 사퇴를 해서 다행”이라며 “인사검증의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에게 모든 책임이 있으므로 조 수석이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이 국민 눈높이에 맞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안 후보자를 지명하면서 “저명한 법학자이자 인권정책 전문가로 인권 가치의 중요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며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소신파이고, 검찰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강화하고 검찰 개혁을 차질 없이 추진할 적임자이며 문재인 대통령의 법무부 탈검찰화 약속 이행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박영준 기자
yj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