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KB손보, 손해사정 수수료 보험금 포함 '보험료 할증' 우려

무자격 손해사정업체가 청구한 보험금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지급
KB손보 가입자들 보험 갱신 때 보험료 할증 가능성 제기돼 논란
사진=KB손해보험
KB손해보험이 무자격 손해사정업체 2곳에 지급한 보험금에 비용으로 처리해야 할 접수 수수료, 출동 수수료 등을 포함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KB손보는 특히 이들 손해사정업체들이 청구한 보험금을 별도의 제재 없이 그대로 지급함에 따라 결론적으로 KB손보 가입자들이 뜻하지 않게 보험 갱신 때 보험료 할증이라는 불이익을 받게 됐다는 지적이다.

20일 이종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을 통해 KB손보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KB손보는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무자격 손해사정업체 2곳에 3만1577건을 외부계약을 맡기고 총 319억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여기에는 차량 외 기타 피해물을 복구하기 위한 들어간 복구비용이 포함돼 있다.

문제는 전체 보험금 가운데 통상적으로 비용으로 처리했어야 하는 접수 수수료, 출동 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가 포함돼 무자격 손해사정업체에 지급됐다는 점이다.

무자격 손해사정업체 2곳은 금융위에 손해사정업체로 등록하지 않고 교통사고로 피해가 발생한 차량 외 기타 피해물을 복구하는 수리업체에 불과하다. 이들 수리업체는 피해물을 복구한 데 쓴 보험금을 KB손보에 청구했다.

그러나 이들 무자격 손해사정업체들이 KB손보에 청구한 보험금 리스트에는 복구비용이라고 볼 수 없는 항목들도 많이 포함돼 있다.

이종걸 의원실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나무 2만2000원, 전봇대 5만원, 신호등 5만5000원, 꽃게찜 8만4000원 등 다양한 피해물에 출장비가 지급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금액은 네이버지도 이동 거리에 따른 유류대 실비 외 톨게이트 비용 등도 포함돼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손해사정업체가 손해사정 업무를 위해 사용한 출동 수수료, 접수 수수료 등은 보험금으로 처리하지 않고 사업비로 책정한다"며 "그러나 KB손보는 이러한 수수료를 포함한 보험금을 무자격 손해사정업체에 지급함으로써 KB손보 가입자들의 피해로 이어지게 했다"고 말했다.

만약 보험사가 손해사정사 비용으로 처리할 금액을 보험금으로 처리하면 고객이 보험료를 갱신할 때 보험료가 올라가게 된다.

예를 들어 어떤 사고로 사고공사금액(지급보험금)이 45만원이 나왔다면 향후 보험료 할증이 적용되지 않는다.(물적사고 할증 기준금액을 50만원으로 선택한 경우) 그러나 이들 손해사정업체들이 접수 수수료 2만원, 출동 수수료 5만원, 합의대행 수수료 4만원을 비용이 아닌 보험금으로 처리했다면 지급보험금은 고객의 보험금에서 인출된다. 따라서 지급보험금은 수수료 11만원을 포함한 56만원으로 기준금액인 50만원을 넘어 고객은 3년간 할증 적용 대상이 된다.

이같은 지적과 관련해 KB손보 측은 다소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KB손보 관계자는 "기타 피해물 전체 건에 출장비가 지급된 것이 아니며 복구를 의뢰했지만 피해자가 복구비용을 금전으로 요구한 경우 출동한 복구업체가 실제 사고 현장에 가기 위해 지출한 비용은 영세한 기타 피해물 업체들에게 보전해주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해 해당 출장비를 지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과거 출장비를 지급하지 않았을 때에는 실제 복구 건에  확대 작업을 시행하거나 복구비용을 과다하게 부풀려서 청구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해당 기타 피해물 업무에 대해 타사와 차별화된 업무프로세스를 구축해 손해사정 전문성이 강화됐다"며 "그동안 허위 과다 청구가 만연했던 기타 피해물 업무에 대한 투명한 보험금 산정이 가능해져 억울하게 할증되는 고객보다 투명한 손해사정으로 오히려 보험금이 줄어들어 할증을 면하는 고객이 수백배 많다"고 설명했다. 

앞서 KB손보는 2012년 2월 금융위에 등록된 손해사정업체가 아닌 수리업체 A사와 기타피해물수리에 관한 업무협약을 맺은 뒤 1년여간 손해사정업무를 위탁했다.

이어 KB손보의 자회사는 A와 또 다른 무자격 손해사정업체인 B사와 기타피해물수리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뒤 2012년 6월부터 2015년 10월까지 3년여간 손해사정 업무를 위탁하고 대가를 지급했다.

보험업법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는 손해사정에 관한 업무를 손해사정사를 고용해 담당하게 하거나 금융위원회에 등록된 손해사정업체에 위탁해야 한다.

이후 금감원은 KB손보를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하고 지난해 12월 제재 결과를 공시했다. 금감원은 손해사정에 관한 업무를 손해사정사를 고용해 담당하게 하거나 금융위에 등록된 손해사정업자에게 위탁해야 하는 보험업법을 어긴 KB손보를 대상으로 임직원 견책 1명, 주의 1명 등의 제재를 내렸다.

유은정 기자 viayou@segye.com

<세계파이낸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