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6-28 18:37:38
기사수정 2017-06-28 23:15:19
美 ‘北·中 최악 인신매매국’ 지정 / “中, 북핵 소극 대처와 무관” 강조 / 트럼프, 대중 무역제재도 검토 / 펜스 “북핵 포기까지 압박 강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문제를 해결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답보상태에 빠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실망감을 드러내면서 미·중관계가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 국무부는 27일(현지시간) 올해 인신매매보고서를 발표하면서 중국을 북한과 함께 가장 등급이 낮은 3등급 국가로 4년 만에 다시 강등했다. 미 국무부는 중국 반발을 의식해 이번 결정이 북한 문제에 대한 중국 역할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는 또한 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중국의 노력을 지원하려고 유보했던 대중 무역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외신이 전했다. 미 정부의 한 당국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한 인내심을 잃어가고 있으며 중국산 철강제품에 관세를 물리는 등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의 수전 코페지 인신매매 감시전쟁담당 특사는 이날 브리핑에서 “인신매매보고서는 중국을 비롯해 세계 각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사실에 근거한 정확한 분석”이라며 “이것이 다른 사안에 긍정적 또는 부정적으로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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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강등 배경은…”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2017 인신매매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중국에 최하위 등급을 매긴 배경 등을 설명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
그러나 미국 폭스뉴스는 중국을 3등급 인신매매국가로 지정한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 참지 못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로, 미국은 북한에 더 많은 경제·외교적 압력을 가하라고 압박했으나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제한적이라며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반응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이날 미 의회 증언을 통해 “중국에 대한 압박을 멈출 수 없다”며 “우리는 중국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은 이날 ‘미국-·인도 기업위원회’ 연설을 통해 “인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번영에서 가장 중대한 위협은 잔혹한 북한 정권”이라며 “우리가 유엔의 대북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북한에 대한 외교·경제적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