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북구의회 의장, 1억5000만원 뇌물수수 혐의로 영장심사

서울 성북구 의회 정형진(56) 의장이 억대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될 위기에 처했다.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28일 지역구 내 병원 신축을 추진하던 건설업체 관계자로부터 부지 변경 대가로 1억50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특가법상 뇌물수수 등)로 정 의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전 열렸다.

경찰에 따르면 정 의장은 2015년 12월 지역구 내 병원 신축공사를 추진하던 중소 건설업체 S사 임원 A(62)씨로부터 부지 변경 청탁과 함께 뒷돈을 받아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건설업체는 개발 예정지 일부를 사들여 비싼 값에 파는 부동산 투기 수법인 ‘알 박기’ 탓에 예정대로 병원을 짓기 어려워지자 정 의장에게 뇌물을 건넸다. 당시 구의회 도시계획심의위원회 소속이던 정 의장을 찾아가면 쉽게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정 의장은 구내 모 어린이집 원장 B(54·여)씨로부터 민·형사상 분쟁을 해결해주겠다며 2300만원을 받아 변호사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당시 C씨는 어린이집 인근에서 빌라 신축공사가 시작되자 소음과 먼지가 심한데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도로에 드러누워 항의했다. 건설업체가 자신을 업무방해 혐의로 고발하자 C씨는 공사 차량이 도로를 이용하지 못하게 해달라는 내용의 가처분 신청을 내며 맞섰다.

중재역으로 나선 정 의장은 해당 건설업체로부터 5000만원을 민원 해결 대가로 받아 C씨에게 합의금 조로 전달하고 이 중 2300만원을 승합차 구입 명목으로 요구해 받은 것으로 경찰은 파악했다.

경찰 관계자는 “정 의장은 지역에서 일어나는 이권에 개입했다”라며 “정 의장이 투자금을 가로챈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계속 이어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배민영 기자 goodpoin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