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7-02 20:40:09
기사수정 2017-07-02 20:40:08
출범 4주년 코넥스 시장 성과·전망 / 시총 8.8배·거래량 3.7배 가파른 성장 / 상장기업도 21개서 149개로 7배 늘어 / 2016년부터 거래 규모·이전 상장 ‘주춤’ / 스팩 통해 우회상장 증가도 한 몫 지적 / 핀테크 등 벤처 특화시장 정체성 확보 / 새 정부 정책 지원 마련돼야 지속 성장
문재인정부가 천명한 중소·벤처기업 지원 정책으로 주목받는 시장이 있다. 이달로 출범 4주년을 맞는 중소·벤처기업 전용 주식시장인 코넥스(KONEX·Korea New Exchange)다. 성장 가능성에 대해 엇갈린 의견이 대립하는 가운데 코넥스의 성과와 미래 발전 가능성을 살펴본다.
◆코넥스 4년, 시가총액 8.8배 급성장… 주식시장의 ‘성장 사다리’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넥스의 지난달 말 기준 시가총액은 4조1579억원으로 2013년 7월1일 출범 당시의 4689억원보다 8.8배 증가했다. 지난해 9월 코넥스 시총은 5조1880억원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나 일부 종목들이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면서 시총이 줄었다. 코넥스는 코스닥이나 코스피에 상장하기 어려운 중소 업체의 자금조달을 위해 만들어진 주식시장이다. 이곳에서 투자를 받아 일정 규모로 성장한 기업은 코스닥으로 옮겨간다. 주식시장의 성장 사다리인 셈이다.
코넥스 시장의 하루평균 거래량은 출범 첫 달의 7만1030주에서 최근 26만1835주로 3.7배 가까이 늘었고 하루평균 거래대금도 4억3800만원에서 14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상장사 수는 출범 당시 21개사에서 현재 149개로 7배 이상 늘었다. 이처럼 코넥스는 외형적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동안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만 23개에 이른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옮겨간 상장사들의 운명은 엇갈렸다. 2015년 말 무대를 옮긴 예스티는 이전 상장 후 주가가 크게 올랐다. 1만4500원의 공모가로 시작했으나 지난 거래일 기준 4만2850원에 거래를 마쳐 195%의 수익률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코스닥의 지수 상승률은 3%가 채 되지 않았다. 메디아나(124%), 리드(76%), 아진엑스텍(70%), 알엔투테크놀로지(58%), 이엘피(34%) 등도 이전 상장 후 주가가 훨훨 날았다. 반면 바이오리더스(-54%), 아이티센(-50%), 엘앤케이바이오(-49%) 등은 주가가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4월 코넥스 시장의 진입 문턱을 낮추고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는 요건도 완화하는 등의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지정 기관투자자의 투자유치 요건을 지분율의 10% 이상 또는 투자액 30억원 이상으로 완화하고 기술특례상장 요건도 기존의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크라우드펀딩→코넥스→코스닥으로 이어지는 성장 코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정자문인 선임유지기간과 상장주선인 보호예수 의무기간을 각각 1년에서 6개월로 줄였다. 투자자들의 투자금 회수 기간을 줄여 투자를 적극 유치하기 위한 정책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코넥스 규제완화는 문턱을 낮추고 향후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며 “금융당국도 관심을 갖고 지원을 계속하려는 부분인 만큼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실장은 “우리나라의 성장엔진으로 작용할 수 있어 국가경제 측면에서도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춤하는 코넥스, ‘창조경제’ 꼬리표 때어낼 수 있을까
단기간의 외형적 성장과 정부의 지원책에도 코넥스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기만 하다. 가팔랐던 성장세는 지난해부터 거래 규모가 크게 줄며 한풀 꺾였다.
지난해 3분기 코넥스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26억1000만원에서 4분기 16억5000만원, 올해 1분기 12억4000만원으로 계속 줄었다. 지난해 3분기와 비교하면 3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코스닥으로 승격하는 기업도 점차 줄고 있다. 매년 6∼7개 기업이 이전 상장에 성공했지만 올해 1분기에는 1개 기업에 그쳤다. 코넥스에 상장하는 기업도 2013년 첫해 45개, 2014년 34개, 2015년 49개, 2016년 50개였으나 현재는 10개에 불과하다. 지난해 상반기 20개 기업이 코넥스에 상장된 것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인 셈이다.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등 다른 경로를 통한 코스닥 상장 방법이 생겨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신규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과 코스닥과 같은 상위 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이 주춤하면서 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수수료 현실화를 주장하고 있다. 기업의 상장과 공시업무 등을 대행해주는 지정자문인을 주로 증권사가 맡고 있는데, 이 수수료는 연간 5000만원 수준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업의 규모는 작지만 공시업무나 사업보고서 작성 등 대행업무는 코스닥 상장사보다 더 많다”며 “이렇다 보니 증권사들이 코넥스 기업을 꺼리거나 한 직원이 너무 많은 업체를 담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코넥스 기업이 이전 상장할 경우 상장 주관사를 맡아 수익을 내는 것을 노리고 있는데 최근 코스닥 승격이 줄면서 이 같은 불만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코넥스의 미래 성장 가능성은 핀테크, 크라우드펀딩 등 신기술 발전에 달려 있다는 분석도 있다. 카이스트 미래전략대학원 석사논문 ‘변화동인 분석을 통한 코넥스 미래전망’(김현준)에 따르면 코넥스의 미래와 관련한 핵심 동인은 ‘핀테크’, ‘창업’, ‘정체성’, ‘장외시장’, ‘크라우드펀딩’, ‘투자문화’, ‘외국인’, ‘국제화’ 등 8가지가 꼽힌다. 이 8가지 주제의 변화 여부가 코넥스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김현준 한빛인베스트먼트 팀장은 “코넥스는 첨단 벤처기업의 특화시장이라는 정체성을 확보해 지속적으로 성장할 가능성과 2류 기업이 상장하는 거래소라는 부정적 인식과 장외시장 활성화로 인한 역할 상실 등 시장 정체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코스피의 아류 시장으로 치부되는 코스닥의 전철을 밟지 않도록 하기 위해 명확한 정체성을 확립하고 정책적 지원방향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정책 일환으로 출범했다는 꼬리표도 앞으로 코넥스가 풀어야 할 숙제다. 코넥스는 2011년 금융위원회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을 신설한다는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출범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박근혜정부 창조경제의 주요 성과 중에 하나로 꼽히는 코넥스가 문재인정부에서 과연 어떻게 될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도 많다”며 “중소·벤처기업을 지원한다는 기본 전제는 동일하지만 전 정부의 성과를 반대 성향의 새 정부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