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7-02 23:33:41
기사수정 2017-07-02 23:33:41
강동구 ‘펫티켓’ 단속현장 가보니 / 공원에 애견 풀어놓은 견주 향해 / 단속반 “50만원 이하 과태료” 경고 / “갑자기 개 튀어나와 놀란 적 많아” / 산책 주민, 단속 강화 요청하기도 / 區, 6월 12일간 100여건 적발 / 서울시 “반려견 놀이터 추가 검토"
“사람도 별로 없고, 우리 강아지가 사람을 잘 따라서 잠시 풀어놨던 거예요.”
지난달 30일 오후 6시쯤 서울시 강동구 일자산 자연공원. 구청 직원들이 다가가자 박모(35·여)씨는 주변에 있던 반려견 2마리를 불러 모았다. 개의 목에 연결돼 있어야 할 목줄은 그의 손에 들려진 채였다. 강동구 동물복지팀 직원들이 “반려견 목줄을 채우지 않으면 5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다음부터는 꼭 목줄을 채우고 다녀야 한다”고 당부하자 그는 황급히 반려견들에게 목줄을 채우고 자리를 떠났다.
|
|
지난달 30일 서울 강동구 일자산 자연공원에서 강동구 직원(오른쪽)이 목줄을 풀어놓고 반려견과 산책중이던 한 시민에게 목줄을 채워야 한다고 안내하고 있다. 강동구 제공 |
최근 목줄 풀린 반려견이 지나가던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강동구가 ‘펫티켓(펫+에티켓)’ 단속에 나섰다. 펫티켓은 반려견을 키우면서 지켜야 할 예절로, 공원 등 공공장소에서 반려견의 목줄을 채우고 배설물을 수거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날 공원에서는 반려견과 함께 산책을 하는 사람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대부분 목줄을 채운 모습이었지만, 목줄 없이 돌아다니는 개도 있었다. ‘잠시는 괜찮겠지’란 생각에 견주가 목줄을 푼 것이다. 그러나 강동구 직원은 “평소 사람을 잘 물지 않았던 개라고 하더라도, 누군가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며 “언제 어디서든 목줄 채움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14일 서울 도봉구에서 목줄을 풀고 나온 사냥개 두 마리가 행인을 덮치고, 같은 달 26일 전북 군산에서는 대형견이 길 가던 초등학생을 물었다.
산책을 나온 한 주민은 단속반에게 “갑자기 개가 튀어나와서 놀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며 “목줄 단속을 강화해 달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강동구 직원들은 반려견과 함께 나온 이들에게 목줄을 채워야 한다는 유인물과 개의 배설물을 치울 수 있는 배변 봉투를 나눠 주며 펫티켓 준수를 당부했다.
구에 따르면 지난달 19일부터 이날까지 실시한 단속에서 반려견 관리소홀 적발 건수는 100여건에 달했다. 최재민 동물복지팀장은 “반려견이 사람을 공격하는 것도 문제지만, 목줄을 풀어놓으면 개끼리 싸우는 경우도 많다”며 “반려견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목줄은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많은 견주들이 배설물을 치울 봉투 없이 산책해 배설물 청소 인식 강화가 시급해 보였다. 공원 산책로에서는 딱딱하게 굳은 개의 배설물이 쉽게 눈에 띄었다.
일부 견주들은 공원 내에 반려견을 위한 공간을 따로 만들어 달라고 건의했다. 한 주민은 “좁은 아파트에서 기르다 보니 밖에 산책을 나오면 가끔 목줄을 풀어주고 싶을 때가 있다”며 “개가 자유롭게 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동작구의 경우 지난해 4월 동작구 보라매공원에 반려견 놀이터가 문을 연 뒤 반려견으로 인한 공원 이용객의 민원이 대폭 주는 효과를 거뒀다. 서울시에서도 반려견 놀이터 4곳의 추가 개소를 검토 중이다. 강동구 관계자는 “앞으로도 펫티켓 단속 등으로 반려견과 주민이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며 “시설 확충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