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상당수 근로자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이루지 못한 채 하루 하루를 겨우 버텨내고 있다.
15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2015년 기준 연간 2113시간 일한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평균 노동시간인 1766시간 보다 347시간 더 많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가 1년 동안 80% 이상 출근하면 15일의 유급휴가를 준다. 80% 미만 출근한 근로자도 1개월에 1일씩 유급휴가를 받는다.
그러나 15일을 다 쓰는 근로자는 많지 않다. 고용노동부의 2014년 '기업체노동비용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에게는 1년에 평균 14.2일의 휴가가 주어지지만, 그 중 8.6일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나 직장 상사 눈치가 보이고, 일도 많기 때문이다. 전체 직장인 수 1928만명의 미사용 휴가 일수 5.6일을 합치면, 총 1억일에 해당하는 휴가가 증발한 것이다.
지난해 한 온라인 여행사가 전 세계 28개국의 유급휴가 사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도 유사했다. 한국인의 유급휴가 일수는 8일로, 전 세계 유급휴가 사용일 수 평균인 20일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조사대상 국가 중 휴가 사용일 10일 미만인 국가는 한국이 유일했다.
조사 결과 한국인들은 휴가를 쓰지 못하는 이유(중복응답)로 '빡빡한 업무 일정과 대체 인력이 부족해서'를 1위로 꼽았다.
한국인들은 휴가 중 매일 1회 이상 업무를 확인한다는 사람은 88%로 나타나 전 세계 평균인 64%보다 높았다.
휴가 사용에 죄책감을 느낀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69%였으며, 휴가를 사용하지 못하거나 휴식이 충분하지 않으면 일을 할 때 스트레스를 더 받는다고 응답한 사람은 전체의 52%였다.
한국 근로자들이 휴가를 더 많이 쓰기 위해서는 휴가를 '노는 것'에서 '재충전하는 것'으로 인식하는 등 기업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
기업은 근로자들이 연차를 많이 사용할 수 있게끔 독려해야 한다며 휴가를 가면 근로자의 삶의 질이 높아져 기업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국가 전체적으로도 긍정적 효과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한결 같은 주문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세계닷컴>세계닷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