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7-07-19 18:35:14
기사수정 2017-07-19 18:35:14
환경부·NASA 공동 연구 / 발생 기여율 국내 52%·북한 9% / 中과 대기질 협상 압박카드 기대
늦봄∼초여름 미세먼지의 절반 이상은 국내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말하는 ‘중국발 미세먼지’는 34%, ‘북한발 미세먼지’도 9%에 달했다.
국립환경과학원과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19일 ‘한·미 공동 대기질 연구(KORUS-AQ)’ 예비종합보고서를 발표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5월2일부터 40일간 항공기(DC-8)와 선박, 위성, 지상관측소 등을 총동원해 국내 대기 질을 조사했다. 공동연구에는 대기·환경 분야 전문가 580여명(국내 300여명, 미국 280여명)이 참가했는데, 예비보고서는 공동연구진이 지난 1년간 합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1차 공개의 성격을 띠며 총괄 보고서는 내년에 공개된다.
조사에 따르면 5월∼6월 초 국내 초미세먼지(PM2.5)의 52%는 국내 요인으로 발생했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전체의 34% 이상으로 산둥지역 22%, 베이징 7%, 상하이 5%로 나타났다. 북한발은 9%, 중국 랴오닝·일본 등에서 건너온 것이 나머지 5%를 차지했다.
환경부는 그동안 중국발 미세먼지 비중이 평상시에는 30∼50%, 고농도 시에는 60∼80%에 이른다고 밝혀왔다. 이번 조사 결과 역시 그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았다. 다만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갖춘 나사와 함께한 조사라는 점에서 정부의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는 의미가 있다. 따라서 이번 결과가 중국과의 미세먼지 문제 협상에서 유리한 근거로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기여율이 절반을 넘는다는 점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립환경과학원 김정수 기후대기연구부장은 “봄철 한 달에 국한된 결과이므로 다른 계절도 그럴 것이라고 보면 안 된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하면서도 “국내 영향 만으로도 PM2.5가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기준(24시간 평균 25㎍/㎥)을 넘는 날이 많았다”고 전했다. 대기 질을 개선하려면 국내 배출량 저감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1㎍ 이하)의 75% 이상은 질소산화물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을 원료로 만들어져 경유차나 도료 제조업체 등에 대한 관리가 시급한 상황이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